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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방북 '대장경 판각 1천년 기념 합동 고불법회'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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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방북 '대장경 판각 1천년 기념 합동 고불법회' 봉행

입력
2011.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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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불소설 개대환희 신수봉행’(聞佛所說 皆大歡喜 信受奉行ㆍ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해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금강경).

지난 5일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대장경 판각 1천년 기념 남북 합동 고불(告佛)법회’를 봉행하고 돌아온 조계종 방북단은 “남북 불교 대표자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받들어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증진하는 데 앞장서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방북단 일원이었던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8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방북 성과 설명회를 열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합동법회 이후 ‘남북 문제는 공존과 상생의 문제이고 서로 이기고 지느냐는 자존심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불교계는 공존과 상생으로 대북관계를 풀어 나갈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영담 스님은 또 지난해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정부의 5ㆍ24 제재조치 이후 민간 차원의 첫 남북교류였던 이번 방북에 대해 “남북간 상생과 평화적 공존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 “민간차원의 교류는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방북단은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으며 5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묘향산 보현사에서 대장경 판각 1,000주년을 기념하는 합동 법회를 열었다. 법회에는 남측에서 자승 스님과 영담 스님, 혜경 스님(조계종 사회부장)을 비롯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인 인명진 갈릴리교회 담임목사, 박남수 동학민족통일회 대표의장, 곽진만 세계평화재단 부이사장 등 37명이 참가했다. 북측에서는 심상진 조선불교도연맹 위원장과 보현사 주지 최형민 스님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자승 스님은 합동법회 봉행사에서 “우리에게 고려대장경은 단순히 불경(佛經)을 새긴 게 아니라 평화와 희망의 상징이요, 합심과 단결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대장경 조성을 통해 국난을 극복했듯이 이제 남북이 화해ㆍ협력을 통해 통일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진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합동법회가 민족의 화해와 단합,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고 조국통일을 앞당겨나가며 팔만대장경을 더 잘 보존하고 빛내는 데 기여하는 또 하나의 통일불사(統一佛事)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법회 참가자들은 이날 고불문(告佛文)과 공동발원문을 통해 지난해 1월 남북 불교계가 합의한 ▦북한지역의 불교문화재 복원 보수와 유지관리에서 협력사업 추진 ▦2011년 팔만대장경목판 제작 1,000년을 맞아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협력 ▦국제무대에서 민족공동 이익을 위한 협력 등 3개항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계종 대표단은 지난 4일 조선불교도연맹을 방문해 현대기술로 재현한 해인사본 금강경 목판본 1질(9판)과 반야심경(10판), 풍경(風磬)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금강경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하는 선물이라고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전했다. 풍경은 도선사가 금강산 신계사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 측에 전달한 것이다.

자승 스님은 이 자리에서 “남북 불교가 우리말로 불교의식을 봉행하면 동질감 회복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며 불교경전의 한글화와 의식ㆍ수행체계의 통일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이에 심 위원장은 “남북불교 교류가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 일”이라며 공감을 나타냈다고 총무원 측은 전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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