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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추석 나눔 - 난치병 앓는 7세 박성민군에 기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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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추석 나눔 - 난치병 앓는 7세 박성민군에 기금 전달

입력
2011.09.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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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임대아파트. 거실에 휠체어를 타고 앉아 있던 박성민(7)군은 커튼을 살짝 올려 밖을 내다봤다. 눈부신 가을 햇살을 받으며 뛰노는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자 종잇장처럼 창백한 성민이의 얼굴에 엷은 웃음이 번졌다. 옆에서 아들의 맥박을 재던 어머니 임혜영(36)씨는 "올해 또래들이 모두 학교에 들어간 뒤 성민이가 더 외로움을 탄다"고 안타까워했다.

취학 연령이 됐지만 성민이가 학교에 못 간 이유는 학교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성민이는 하루에도 수 차례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며 맥박이 떨어져 산소호흡기를 달고 산다. 식도와 위장도 제 기능을 못해 식사 대신 특수 분유를 호스를 통해 코로 흡입한다.

박군이 앓고 있는 병은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이라는 난치성 희귀 질환. 몸 속에서 에너지 발전소 역할을 하는 세포기관(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나 뇌에서부터 심장, 폐, 간, 신장까지 서서히 마비시키는 공포스런 병이다.

성민이가 이렇게 무서운 병에 걸린 사실을 안 건 지난해 6월. 성민이는 태어난 지 5개월쯤부터 천식이 심해지고 청색증까지 나타났지만 가족들은 그냥 감기로 알았다. 하지만 2년여 전부터 증세가 점점 심해져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 때부터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를 시작하면서 성민이네 가족은 병원과 집을 오가는 '쳇바퀴'인생이 돼 버렸다. 가족들은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고민이지만 성민이가 알까 봐 속으로만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재활용품 수집업체 직원인 아버지(38) 월급으로는 성민이의 병원비는 고사하고 약과 특수 분유 값을 대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성민이의 누나(12)까지 8세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심한 행동장애가 생겨 전문적인 치료가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이런 성민이네 집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일이 생겼다. 한국일보와 내고장사랑재단이 주관하는 '2011 추석맞이 나눔행사'의 수혜 대상자로 선정돼 소정의 기금을 받게 된 것. 이 행사에 동참한 개그우먼 안영미씨는 성민이네 집을 찾아가 위로했다. 성민군 남매와 안씨는 청주동물원과 놀이공원을 찾아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안씨는 성민이가 "비행기를 타고 바닷가에 가고 싶다고 하자" 즉석에서 여행 약속을 했다. 성민이에게는 희망과 기쁨을 확인한 '특별한 외출'이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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