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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美대선 토론회 '무난한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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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美대선 토론회 '무난한 데뷔전'

입력
2011.09.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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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1위로 급부상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첫 토론회를 무난히 통과했다. 지난달 13일 대선출마 선언 이후 3주 만에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페리로선 바람몰이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7일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기념 도서관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된 토론회는 출마 선언 이후 처음 나온 페리를 위한 무대였다. 공화당 대선주자 11명 중 8명이 참석했지만, 관심은 페리에게 집중됐다. 그는 질문이 자신에게 쇄도하자 "이 파티에서 내가 피냐타(Pinata: 선물이 가득 담긴 놀이주머니)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토론을 주최한 NBC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페리를 한복판에 세우고, 그 옆에 2위를 달리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배치해 토론을 양자 대결로 몰고 갔다. 언론들도 토론 직후 두 사람을 비교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롬니는 6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페리(36%)의 절반에 못 미치는 17%를 기록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

롬니는 27년째 선거직에만 있는 페리에게 "내가 그런 공직자라면 대선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페리의 부족한 민간 경험과 기업가로서 성공한 자신의 이력을 비교했다. 롬니는 페리가 1988년 앨 고어 전 부통령 진영을 지지한 것도 문제 삼았다. 반격에 나선 페리는 "롬니의 주지사 시절 일자리 창출 성적이 전체 주 가운데 47위였다"며 자신이 지난 10년간 102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 사실을 부각시키려 했다. 이에 롬니는 "페리의 일자리 성적은 텍사스의 유리한 경제환경 덕분"이라며 "페리가 이를 자기 업적으로 치부한다면, 앨 고어가 인터넷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재차 깎아 내렸다. 둘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실정을 비난할 때만 한 목소리였을 뿐 전혀 다른 스타일, 원칙 등 선명성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토론회에서 페리는 강경하고 거친 면을 드러내면서 거부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는 "위선적이다" "틀렸다"는 등의 강한 어조의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고,특히 재임 중 수감자 234명의 사형집행을 결정할 때도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노인 등 많은 유권자가 지지하는 사회보장제도를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에 비유한 것도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평가다. 페리를 지원해온 선거전략가 칼 로브 조차 "페리의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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