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에 걸친 복구작업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현장은 안정화 상태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운영회사인 도쿄(東京)전력은 이달 말까지 원자로 압력용기 온도를 100도 이하로 낮추고 내년 1월까지 냉온정지 상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 현재 그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대량의 방사성 물질을 유출한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원자로 안정화 작업이 안심할 단계에 진입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7일 현재 압력용기 온도가 1호기 85.8도, 3호기 96.1도를 기록하고 있다. 112도를 기록하고 있는 2호기도 이달 중 100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도쿄전력은 예측하고 있다. 압력용기의 온도가 100도 이하로 내려가야 원자로 내 연료봉 작동을 안전하게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온도가 몇 도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압력용기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원자로 건물에 지금까지도 공급하고 있는 냉각수는 고스란히 고농도 오염수로 변해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원전 건물에 고인 오염수만 8만7,700톤에 달한다. 도쿄전력은 최근 건물 내부의 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냉각작업을 하고 있지만 순환기계가 고장나 냉각이 중단되는 일이 가끔 발생하고 있다. 건물 안으로 스며드는 빗물도 오염돼 오염수 총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도쿄전력은 새 기계를 투입, 오염수 제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최근 1주일간 처리한 오염수는 3,320톤 가량에 불과하다.
원자로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원전 주변에는 연 0.4mSv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축적돼 있다. 도쿄전력은 공정표 2단계 목표인 1mSv를 밑도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주민이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아사히신문은 "사고 수습 최종단계인 원자로 내 연료 빼기 작업은 앞으로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핵분열에 해당하는 재임계 가능성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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