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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추석나눔 - 교통사고 후 37번 재수술한 정복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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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추석나눔 - 교통사고 후 37번 재수술한 정복열씨

입력
2011.09.0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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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쌀 세 가마니를 거뜬히 질 정도로 장사였던 정복열(56)씨는 침대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25톤 트럭에 받혔을 때 생긴 처참한 상처는 두 다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옆에 앉아 남편의 손을 꼭 쥔 손수분(52)씨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경기 광주시 도척면 추곡리에 사는 정씨 부부는 5일 자신들을 찾은 낯선 이들을 이렇게 맞았다.

전 부인과 이혼한 정씨는 남편과 사별한 아내 손씨를 만나 지난 14년을 함께 했다. 가진 건 없었지만 누구보다 건강하고 행복했던 이들에게 2009년 10월 악몽이 시작됐다. 도축장에서 일했던 정씨는 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했고, 이후 무려 37번이나 수술대에 누웠다. 후유증으로 심장 신장 눈 기능이 떨어져 화장실도 혼자 못 가는 지경이 됐다. 엎친 데 덮쳐 아내 손씨는 지난해 3월 폐암 진단을 받았다. 지금은 암 수술 뒤 조심스럽게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내외가 모두 환자라 수입이 전혀 없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 이웃들의 지원으로 겨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월 150만원 이상 들어갔던 병원비 역시 경기도 시책사업 무한돌봄 등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들의 집은 비닐하우스 위에 차광막을 덮은 움막 같은 수준이다. 멀리서는 집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이 것마저도 이웃들이 십시일반으로 지어 준 것이다.

이날 정씨 부부에게는 내 고장 사랑운동을 통해 모인 기금 200만원이 전달됐다. SBS는 결혼식을 못 올린 부부를 위해 마을회관에서 전통혼례를 치러줬다. 정씨는 “빨리 건강을 되찾아 도움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며 열심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글ㆍ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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