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놓친 영화들을 추석에 만나보자. 붐비는 극장에서 긴 줄 안 서고도 지난해 입소문을 타고 화제를 모은 '이끼'와 '방가방가', 올해 개봉한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을 공짜로 즐길 수 있다. 방 안에서 편히 앉아 채널을 돌리면 끝. 케이블에도 신작들이 대거 준비되어 있다.
■ 이끼(KBS2 11일 밤 10.35)
30년간 은폐된 한 마을에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낯선 손님 유해국(박해일)이 등장한다. 해국은 이유 없이 그를 경계하는 이장(정재영)과 마을 사람들에게서 뭔가 수상한 점을 감지하는데…. 숨막히는 긴장감이 압권이다. 2010 청룡영화상 감독상(강우석)과 남우주연상(정재영), 남우조연상(유해진), 대종상 감독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세 이상.
■ 방가방가(KBS2 12일 오후 8.50)
동남아인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방태식(김인권)은 취업 낙방의 달인이자 굴욕의 지존. 급기야 취업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 행세를 하는데. 부탄인 방가로 변신해서야 백수 타이틀을 벗게 된 방태식의 분투기는 배꼽 잡게 웃기다가도 요즘 취업난을 되돌아 보게 해 마음 한 구석이 찡해진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장도 생각해보게 하는 착한 영화. 12세 이상.
■ 전우치(SBS 12일 밤 12.45)
누명을 쓰고 그림 족자에 갇혀있던 천방지축 전우치(강동원)는 요괴소탕 명을 받는다. 500년 만에 자신의 개 초랭이(유해진)와 함께 봉인에서 풀려난 전우치는 그러나 요괴사냥은 뒷전인 채 달라진 세상 구경에 바쁘다. 한 술 더 떠 과거 첫눈에 반한 여인과 똑 같은 얼굴을 한 서인경(임수정)을 만나 사랑놀음까지 시작하는데…. 동명의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영화로 2009년 개봉 당시 400만 관객을 모았다. 15세 이상.
■ 님은 먼 곳에(MBC 12일 밤 12.40)
가끔씩 동네 아주머니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유일한 취미이던 순이(수애). 베트남 전에 참전했다 행방이 묘연해진 남편을 찾기 위해 위문공연단의 보컬로 합류한다. '써니'란 새 이름을 얻은 그녀는 화염과 총성이 가득한 전쟁 한복판에 뛰어들지만 남편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15세 이상.
■ 내 마음의 풍금(EBS 13일 오후 3.30)
강원도 산골 산리 마을, 사범학교를 막 졸업한 수하(이병헌)가 부임한다. 빨래를 태워 먹고 달아나던 홍연(전도연)은 길을 묻는 수하를 만나고는 마음이 설렌다.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은 매일 검사 받는 일기에 수하에 대한 마음을 적어내지만 수하의 마음은 같은 날 부임한 양은희(이미연) 선생에게 가 있다. 시골 여학생 전도연의 풋풋하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전체관람가.
■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KBS2 13일 오후 8.50)
올해 1월 개봉한 김명민, 한지민 주연의 퓨전 사극. 정조 16년,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짐작한 정조는 조선 제일의 명탐정(김명민)에게 사건의 배후를 찾으라는 밀명을 내린다. 첫날부터 자객의 습격을 받은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함께 사건의 결정적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조선의 상단을 주름잡으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객주(한지민)을 만나는데…. 12세 이상.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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