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인 이은미(가명ㆍ17)양의 하루는 '학교-병원-복지시설'을 쳇바퀴처럼 도는 게 전부다. 이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동생과 함께 전남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살고 있다. 이양의 아버지는 몸이 아파 누워 있고, 엄마는 어디론가 떠나버린 지 오래다. 신장 질환으로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하는 이양의 아버지는 현재 위독한 상태다. 학교를 마치면 이양과 동생이 교대로 병원에 들러 아버지를 간호한다. 그래서 학원은 생각도 못한다.
경북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인 김정연(가명ㆍ18)양도 한 가정을 책임지는 소녀가장이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잃은 김양은 엄마, 외할머니, 남동생과 산다. 어머니는 정신질환을 앓고, 외할머니는 연세가 많아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한다. 김양은 외할머니의 휠체어를 밀고 시장을 본 뒤 남동생, 어머니를 위한 식사를 준비한다. 고교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집안 걱정으로 진학에 대한 고민을 할 겨를조차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추석을 맞아 이양과 김양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내고장 사랑운동 적립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큰 액수는 아니지만 이들이 좋은 미래를 가꿔가는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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