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14~16일 핵심 각료들과 대규모 경제인들을 대동하고 국빈 방한한다. 콜롬비아 대통령으로서는 15년만의 방한으로, 21세기 들어서는 처음이다.
우리는 중남미에서 유일한 한국전쟁 참전국인 콜롬비아와 1962년 수교 이래 전통적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콜롬비아의 치안 문제, 지리적 원거리, 언어장벽 등으로 인하여 제약이 컸었다. 이 때문에 중남미 3대 시장이며 자원의 보고인 콜롬비아에 관심이 많았던 우리 기업들도 진출을 주저해 왔었다. 아직도 반군 게릴라들이 국경지역에서 소규모 테러를 자행하고 있고 도시범죄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의 강력한 대처로 최근에는 치안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콜롬비아는 태평양과 대서양(카리브해), 남미와 중미를 잇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전략적인 요충지이기도 하다. 또한 베네수엘라, 브라질, 에콰도르 등 5개국과 접경하고 있어 국가개발 및 역내 경제통합 과정에서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성도 크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도 최근 콜롬비아를 12년만에 다시 투자 적격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인구 4,600만의 중남미 중견국인 콜롬비아는 향후 세계 경제의 신흥국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베츠(CIVETSㆍ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기 남아공) 6개국의 멤버로도 주목받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한국, 한국인 및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 시장 점유율이 20%에 가깝다. 수도 보고타에 굴러다니는 노란색 택시의 90%가 한국산이다. 한국산 가전제품도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인들의 콜롬비아 러시가 한창이다. 콜롬비아는 이제 한국 기업인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 오르고 있다.
최근 4개월 간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의 회장 및 부회장이 7명이나 콜롬비아를 다녀갔고, 이중 3명이 콜롬비아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해까지도 9개에 불과했던 상사의 지사도 16개로 늘었다. 연말까진 6개가 추가 신설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양국 교역량이다. 2009년 9억달러에서 지난해 18억달러로 증가, 1년만에 2배가 됐다. 양국간 교류도 활발해 올해에만 이미 차관급 이상 국내인사 10명이 콜롬비아를 방문했고, 콜롬비아 측에서도 8명의 고위인사가 방한했다.
2010년까지 우리나라의 대 콜롬비아 투자 규모는 1억달러 정도로 미미했다. 그러나 투자분야도 사정은 급변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대기업들이 수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고, 콜롬비아 국가개발계획(2010~2014년)에 포함된 보고타 지하철 건설, 석유화학단지 조성, 철도 및 도로 건설 등에도 능력 있는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우리가 과거 정부 주도의 국가경제 개발 계획을 통해 고도성장을 이룩한 만큼 그 경험과 비전을 콜롬비아와 적극 공유할 여지가 크다.
현재 양국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콜롬비아 최초의 대아시아 FTA 협상 파트너다. 지금까지 총 4차례의 본 협상이 이뤄졌다. 일부 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양허문제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긴 하나 조만간 양측이 균형적인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본다.
내년은 양국 수교 50주년이다. 한ㆍ콜롬비아 관계가 도약하는 시기에 이뤄지는 정상 방한이라 그 중요성과 의미가 크다. 콜롬비아는 이미 한국에 가까이 와 있다.
추종연 주콜롬비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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