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8일 교육청에 정상 출근해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했다. 곽 교육감은 평소 출근시간보다 20분 늦은 오전 9시15분께 교육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곽 교육감은 기자들로부터 “영장이 청구됐는데 심경이 어떠냐” “영장 발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을 하지 않고 “다들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집무실로 올라갔다. 곽 교육감은 오전 10시에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 추경예산 심사와 폐회식에 참석해서도 검찰수사에 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곽 교육감은 검찰수사를 대비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시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영장실질심사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가 적힌 수첩을 꼼꼼히 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곽 교육감의 수첩에는 ‘검찰의 언론이용, 피의사실 공표 규탄, 영장실질심사 최후 진술 준비(비공개), 증거인멸 시도? 컴퓨터 본체 없애기? 초기(대변인) 말 바꾸기? 차용증? 2억 출처?’ 등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수첩 메모가 공개되자 서울시교육청은 곽 교육감의 메모 내용이 왜곡 보도됐다며 메모의 작성 시기와 배경을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메모 사본도 공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메모는 7일 저녁 변호인과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하기 위한 자리에서 작성됐다. 교육청은 ‘증거인멸시도?’ 등의 메모는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검찰의 억지 주장에 대비한 변호인의 의견을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곽 교육감의 구속 여부는 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 후 밤늦게 결정된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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