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한국영화 ‘오직 그대만’(감독 송일곤)이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6~14일)의 개막을 알린다. 폐막작은 일본 국민배우 아쿠쇼 코지 주연의 ‘내 어머니의 연대기’(감독 하라다 마사토)가 선정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8일 오후 서울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막작과 폐막작을 포함한 70개국 307편의 상영작과 부대 행사 내용을 공개했다.
개막작 ‘오직 그대만’은 시력을 잃어가는 전직 복서(소지섭)와 전화교환수(한효주)의 사랑을 줄기 삼은 영화다. 예술성 짙은 ‘꽃섬’과 ‘거미숲’ 등으로 독창적인 영역을 지켜온 송일곤 감독의 최신작이다.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어린 시절 어머니에 때문에 가슴에 상처를 지닌 아들의 사연을 감동으로 전한다.
307편의 상영작 중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영화는 89편(장편 71편ㆍ단편 18편), 영화 제작국 밖에서 첫 상영되는 작품은 46편(장편 40편ㆍ단편 6편)이다. 김지석 부산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재능 있는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하는 점이 올해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올해 세계 영화계의 눈길이 집중된 수작들도 여럿 상영된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소개된 장 피에르ㆍ뤽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자전거 타는 소년’(2등상인 심사위원대상 수상), 커스틴 던스티에게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안긴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배우 조디 포스터 연출작 ‘비버’ 등을 만날 수 있다. 구스 반 산트와 김기덕 감독의 최신작 ‘레스트리스’와 ‘아멘’도 국내 스크린에 첫 투영된다. 이색적인 3D영화도 상영된다. 봉준호 감독의 입체영상 변환과정을 거친 ‘괴물’, 독일의 대가 빔 벤더스가 무용계의 거장 피나 바우쉬의 삶을 되돌아본 ‘피나’를 3D로 만날 수 있다.
영화제 손님으로는 말레이시아 출신의 유명 홍콩 배우 양쯔충(楊紫瓊), ‘레옹’의 프랑스 감독 뤽 베송, 프랑스 배우 이사벨 위페르 등이 부산을 찾는다.
올해 영화제는 29일 개관하는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지상 9층, 지하 1층 규모의 영화의 전당은 부산시가 아시아 영상산업 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1,678억원을 들여 만든 영화제 전용 공간이다. 지난해까지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과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부산영화제를 이끌었던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포스트 김동호 시대, 이용관 시대를 언급하지만 올해부터 부산영화제는 그저 영화의 전당 시대”라고 강조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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