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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6개월… 후쿠시마 원전 인근 마을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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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6개월… 후쿠시마 원전 인근 마을은 지금

입력
2011.09.0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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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상 최대의 재앙인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11일로 발생한 지 6개월을 맞는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는 1만5,700명을 넘어섰고, 아직도 4,000여명이 실종자로 남아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임시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주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면서 멀쩡한 집을 버리고 수용소 생활을 해야 하는 이들까지 합치면 피해자는 8만명을 넘는다.

모두 머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방사성 물질 오염 피해지역 주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 10~20년 걸릴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이 곳을 직접 둘러본 언론들은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30~40㎞ 가량 떨어진 후쿠시마현 이타테무라(飯館村), 나미에초(浪江町) 등 경계 지역 및 피난 지역은 오염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교도(共同)통신은 최근 방사선의 양을 측정하는 선량계를 부착한 특수 차량을 이용, 나미에초와 이타테무라 일대 오염도를 측정했다.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마을은 이미 유령도시로 변했다. 방사성 물질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바라기만이 눈에 띄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서쪽으로 40㎞ 가량 떨어진 피난권고지역인 이타테무라로 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차량은 경찰차와 피난조차 할 수 없는 노인들을 보호하는 양로원 차량들 뿐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국도 399호 인근 나미에초 아코우기(赤宇木) 지구를 지나는데 갑자기 ‘삐삐’하는 소리와 함께 선량계에 시간당 40마이크로시버트(μSv)라는 수치가 찍혔다. 하루 16시간은 방사성 농도가 낮은 집안에서 생활하고, 8시간은 외부에서 생활한다고 했을 때의 1년간 누적피폭량 200밀리시버트(mSv)에 달할 수 있는 수치다. 일본 정부가 정한 피난 권고 수치의 10배다. 이 곳에 사람이 다시 살 수 있으려면 최소 20년은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방사성 물질에는 요오드(8일)처럼 반감기가 짧은 물질도 있지만, 세슘(29년)처럼 장기간을 요하는 물질도 적지 않아 정상화까지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산림과 숲에서는 시간당 90 μSv까지 수치가 높아지기도 한다.

도쿄대 원자로실험소 관계자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라며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수풀 등의 오염제거가 불가능했는데, 이 곳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목축이나 농사가 주업이라는 점에서 절망감은 더욱 커진다.

4월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릴 당시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던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는 퇴임을 며칠 앞두고 후쿠시마시를 방문, “방사능 물질을 제거해도 주민이 장기간 거주하거나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일본 정부는 오염상태가 심각한 지역을 매입, 국유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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