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은 7일 대선주자 지지도를 묻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추월 당하는 것으로 나오자 잔뜩 경계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안 원장의 지지율 급상승과 관련한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면서 "병 걸리셨어요"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를 준비하기 위해 방문한 인천고용센터에서 기자들로부터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에 대한 질문을 잇따라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여기까지 와서 그런 질문은 … "이라고 받아넘기다가 또 다른 기자로부터 "안 원장이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앞선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재차 받았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병 걸리셨어요? 여기서는 정치 얘기는 그만하고 중요한 고용과 복지 얘기를 좀 하죠"라고 대답하면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박 전 대표는 막말을 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안철수 돌풍'을 묻는 질문에도"이번 상황을 우리 정치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지지율 역전 현상의 원인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고 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구상찬 의원도"십수 년 간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 나온 지지율 40%와 인기투표로 얻은 40%의 견고성이 같을 수는 없다"고 안철수 돌풍을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도 대선 가도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돌발 변수가 대선을 1년 3개월 앞둔 시점에 미리 발생해 사전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대선 전략을 마련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선캠프 구성을 앞당겨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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