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에게 피습당한 이은욱(55) 전 피죤 사장이 경찰 조사에서 "피죤 측이 (피습을) 사주한 것으로 본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이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전 사장과 갈등을 빚어온 이윤재(77) 피죤 회장이 수사 타깃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7일 "이 전 사장이 이날 피해자 조사에서 자신과 함께 회사에서 해고당한 김모 전 상무가 협박전화를 받고 또 자신이 폭행당한 사실 등을 볼 때 폭행과 위협은 피죤 측이 사주한 행위라고 생각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담반을 편성, 용의자의 동선이나 도주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또 김 전 상무에게 협박전화가 걸려 온 공중전화 장소를 확인,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연관됐다고 볼만한 의미 있는 단서는 아직 포착하지 못했다"며 "연루 단서가 나오면 이 회장에 대한 직접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한킴벌리 부사장 출신인 이 전 사장은 지난 상반기 피죤의 시장 점유율이 50%대에서 20%대까지 급락하자 피죤의 부활을 위해 영입됐다. 그의 취임 후 매출은 증가했지만 한 달도 안 돼 이 회장과 갈등이 시작됐다. 이 전 사장은 취임 후 회사 자금 유용 문제를 두고 이 회장과 갈등이 생겼고 이 회장 측은 "내부 규정을 어기고 비용을 지출했다"며 이 전 사장을 해임했다.
이 전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해고되고 난 후 한 달 동안 자금관리 상무와 자금담당 팀장도 회사에서 쫓겨났다"며 "올해 3월분 회계를 보니 내가 승인한 적도 없는 돈 2억6,000만∼2억7,000만원이 복리후생비 명목으로 지출된 것으로 나왔다"면서 이 회장의 공금 횡령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 전 사장은 "회장과 부회장이 자금 담당자와 직거래해 돈을 받아가 사용했으며 회계상으로는 복리후생비나 설ㆍ추석 상여금 등으로 회계 처리했다"며 분식회계 의혹도 폭로했다. 자금관리 상무는 "내가 근무하는 기간에 이 회장 부녀가 명확한 증빙 없이 쓴 돈이 대략 4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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