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어지러우면서 속까지 울렁거리는 사람이 있다. 빈혈인가, 뇌가 뭐 잘못됐나 싶다가도 금방 괜찮아지니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원인 모를 어지럼증을 계속 겪는다면 귀 검사부터 받아보는 게 좋겠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정한 9일 ‘귀의 날’을 맞아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18개월간 어지럼증으로 내원한 환자 2,525명을 분석한 결과 81.2%인 2,051명이 이석증(耳石症)으로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귀 제일 안쪽엔 반쪽 고리 모양의 관(반고리관)이 3개 있고, 바로 밑에 조그만 전정기관이 있다. 전정기관 안에는 먼지만큼 작은 돌멩이 같은 게 들어 있는데, 이게 바로 이석이다. 몸의 움직임에 따라 이석이 기울어지면서 위치 정보를 뇌로 보내면 몸이 균형을 잡는다.
전정기관에 있어야 할 이석이 노화나 외상,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 때문에 반고리관으로 흘러 들어가버리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빙빙 도는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 상태가 이석증이다. 이석이 세 반고리관 중 어디로 들어갔느냐에 따라 증상은 조금씩 다르다. 누웠다 일어날 때 어지럽기도 하고 고개 돌릴 때, 자려고 누울 때, 운동 중에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석증 때문에 생기는 어지럼증은 30초 정도 짧게 지속되며 며칠 뒤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심할수록 메스꺼움이나 구토도 같이 생긴다. 이번 조사 결과에선 여성 이석증 환자가 남성보다 1.9배 많았다. 나이별로는 50대가 가장 많았다.
어지럼증이 귀 이상 때문인지는 이비인후과에서 비디오안진검사(VNG)로 30분만에 쉽게 가려낼 수 있다. 외부 자극에 대해 귀의 평형기능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판별하는 검사다. 김희남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은 “이석증 환자 10명 중 9명은 물리치료로 효과를 본다”며 “이석증이 생긴 반고리관 각도에 따라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머리 방향을 돌려줘 이석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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