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예년보다 2, 3주 정도 이르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탓에 애써 만든 음식이 상하지나 않을까 주부들의 걱정이 더하다. 양도 많고 기름기도 많은 명절 음식 특성상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금방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십상이다. 이런 상태에서 먹으면 식중독(세균성장염)에 걸린다. 고동희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추석 음식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들었다.
■송편
손으로 빚으니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찔 때의 열로 대부분의 미생물은 죽지만, 꺼내거나 먹는 과정에서 다시 손으로 만지게 된다. 찌고 나서 식히는 동안에도 미생물이 들어갈 수 있다. 아예 빚은 뒤 찌지 않은 상태에서 냉동 보관하는 게 낫다. 운반할 땐 되도록 손이 덜 탄 부분을 포장해 간다.
■고기
색이 변하지 않게 오래 보관하려면 식용유나 올리브기름을 살짝 바르고 은박지에 싸서 김치냉장고에 넣는다. 기름 코팅이 보호막이 돼 세균 침투를 막아 보관 기간이 길어진다.
■생선
내장을 빼내고 씻은 다음 물기를 제거해 소금을 뿌리고 랩으로 싸야 상하지 않는다. 토막 낸 생선은 바로 냉동실에 넣는 것보다 맛술을 약간 뿌린 뒤 거즈로 감싸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하면 신선함이 좀더 오래 간다.
■전과 튀김
기름으로 부치거나 튀긴 음식은 공기 중에 그대로 두면 기름이 공기와 만나 산화작용을 일으켜 건강에 좋지 않은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밀폐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가급적 공기와 닿지 않도록 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물
밀폐용기에 한 번 먹을 분량씩, 같은 종류끼리 나눠 담는다. 양념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틀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잘 쉬는 시금치나물은 이틀 지나면 버리는 게 안전하고, 도라지와 고사리나물은 다시 한 번 볶아두면 며칠 더 보관할 수 있다.
■식혜와 수정과
김치냉장고에서 살얼음이 약간 생긴 상태가 좋고, 꺼내 먹을 때도 제 맛이 산다. 큰 통에 한꺼번에 담아 두기보다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만큼 나눠 보관하는 게 변질을 막는 방법이다. 식혜는 밥알과 물을 따로 보관해야 쉽게 상하지 않는다.
■제수 과일
껍질 벗긴 사과는 레몬즙을 섞은 설탕물에 담갔다 꺼내 보관하면 색이 변하는 걸 막을 수 있다. 특히 사과는 산성 성분이 다른 과일까지 빨리 상하게 할 수 있어 별도로 보관하는 게 좋다. 배는 얼지 않을 정도의 낮은 온도에 넣어 둬야 한다.
■대추와 밤
습기가 없는 톱밥에 넣어 시원한 곳에 두면 모양과 맛을 유지하면서 2, 3개월 정도 보관할 수 있다. 한지로 싸거나 밀폐용기에 넣어 김치냉장고에 보관해도 괜찮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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