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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한중 보따리상 1200인분 무료 식사 제공 전재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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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한중 보따리상 1200인분 무료 식사 제공 전재근씨

입력
2011.09.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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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집에서 싸왔다고 1,000원짜리 한 장을 내밀며 밥만 좀 달라고 합니다. 중국 가는 배에서 먹을 식사라는 것을 알고는 가슴이 미어졌어요.”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7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마린센터 내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전재근(50)씨의 손길이 바빠졌다. 2년간 식당을 꾸리며 부대꼈던 한중 보따리상들에게 큰 맘 먹고 한턱 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8일 오전 11시 전씨는 직원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한중페리 입항시간에 맞춰 1,200명 분의 식사를 마련한다. 180여 석인 구내식당만으로는 모자라 마린센터 광장에 500석을 더 준비했다. 메뉴는 육개장과 머릿고기에 반찬 서너 가지. 식사대접에 필요한 1,000만원은 자비를 털었다.

뱃시간을 맞출 수 없는 보따리상들을 위해 6일 오후엔 500여 명에게 떡을 돌렸고, 8일과 9일 오후 중국으로 떠나는 보따리상 900여 명에게도 떡을 대접할 작정이다.

고등학교 졸업 뒤 서울에서 살다 20년 전 평택으로 내려온 전씨는 식당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평택항을 드나드는 보따리상들에게 눈길이 갔다. 배에서 먹고 자며 생활한다고 해 일명 ‘배숙자’로도 불리는 보따리상은 별칭만큼이나 열악한 직업이다. 전씨는 “배에서 열여섯 시간씩 지내며 고추 마늘 등 중국산 농산물을 많게는 30㎏씩 나르는 일인데 퇴직하거나 실직한 어르신이 대부분”이라며 “수고비 몇 만원을 받고 고생하시는 것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올 추석을 시작으로 여력이 되는 한 보따리상들과의 인연을 이어갈 생각이다. “잘하는 게 밥이라 명절에 식사대접을 하는 것일 뿐이데 여기저기서 관심이 쏟아져 오히려 부담스럽습니다.”

평택=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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