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등을 둘러싸고 주변국과 갈등을 빚어온 중국이 '화평굴기(和平崛起)'를 재천명했다. 중국 정부는 6일 '중국의 평화적 발전이야말로 현대화와 부민강국(富民强國)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내용의 '평화발전백서'를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날 발표한 1만3,000자 분량의 방대한 백서를 통해 "중국은 시종 평화발전의 길을 걸어왔으며 중국의 평화발전과 세계평화 유지 및 각국의 공동 발전·번영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는 2005년 '중국의 평화발전의 길'이란 백서를 발표했던 중국이 또 다시 화평굴기를 선언한 배경에 관심을 쏟고 있다.
우선 올해가 21세기 두번째 10년이 시작하는 해인 동시에 공산당 창립 90주년이라는 시점에 중국 외교의 기본 방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통과제의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서는 '중국의 21세기 평화 발전은 현대화와 부민강병을 실현하고 세계문명의 진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중국은 이미 이를 천명했고 앞으로도 평화발전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적 의미를 부여했다.
주요 2개국(G2)으로 우뚝 선 중국은 최근 미국과 치열한 군사력 경쟁을 하면서 견제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 등에서 주변국들과 첨예한 영유권 분쟁을 하면서 외교전략과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백서 발표는 평화적 협력과 발전에 대한 의미를 대외적으로 재선포함으로써 패권추구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책의 성격을 갖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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