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는 연인의 엄마마저 의심하는 질투의 화신이었다."
무의식과 욕망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며 인간 내면의 '불편한 진실'을 낱낱이 까발린 정신분석학의 비조(鼻祖) 프로이트. 환자의 정신을 분석하던 이 대가 자신의 심리상태는 과연 어땠을까. 젊은 날의 연서를 통해 본 프로이트의 청년기는 질투와 변덕으로 가득한 '질풍노도' 그 자체였다.
최근 (Die Brautbriefe)를 출간한 저자 일제 그루프리히 시미티스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이트는 약혼녀 마르타의 인간관계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이에게 질투심을 느꼈다"며 "심지어 마르타의 오빠와 엄마도 질투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이 책은 프로이트가 26세이던 1882년부터 4년 동안 마르타와 주고받은 1,500통의 연애편지를 통해 두 사람의 심리를 분석한 연구서다.
그루프리히 시미티스는 프로이트의 심리가 불안했던 이유를 당시 그가 제대로 된 직업을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성공에 대한 부담 때문에 항상 초조해 했던 프로이트가 코카인에 손을 댄 것도 그 때였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뒤 수주 만에 떨어져 지내는 바람에 직접 접촉을 통해 신뢰관계를 쌓지 못했던 것도 프로이트가 약혼녀에게 끊임없는 불신을 표현한 이유가 됐다.
정신상태가 불안정했던 프로이트와 달리, 마르타는 프로이트의 지적 파트너 역할을 할 정도로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프리히 시미티스는 "마르타의 역할을 완전히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처음에 수줍던 그녀가 서신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카인 중독자였던 프로이트가 마르타에게까지 마약을 권했던 사실도 서신을 통해 밝혀졌다. 프로이트는 우편을 통해 코카인을 마르타에게 보냈는데, 이후 마르타는 코카인에 맛을 들여 프로이트에게 더 보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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