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기업이 손 잡고 한국 영화를 통한 '복합 외교'를 시도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신동빈 롯데 회장은 6일 각국 재외공관에서 한국 영화를 상영할 때 롯데가 판권을 소유한 영화 필름 및 DVD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서 김 장관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우리 영화를 재외 공관에서 상영하려 해도 판권이 없어서 여의치가 않았는데 롯데 측이 적극 협조해줘 매우 감사하다"며 "지난해 취임할 때부터 민관이 함께 하는 '복합 외교'를 주창했었는데 첫 성과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재외 공관 한국 영화 상영 행사는 그 동안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최신 흥행작보다는 개봉된 지 10년 이상 지난 옛 작품에 한정되곤 했다.
외교부는 당초 가장 많은 한국 영화 판권을 소유한 CJ에 무상 제공 협조 등을 요청했었으나 여의치 않자 롯데와 손을 잡았다.
신 회장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는 모습은 부친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뜻과도 맞닿아 있다. 신 총괄회장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숙박 시설 등에 한식당이 없어선 안 된다며 특급 호텔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식당을 설치, 운영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외교부와 롯데는 이날 외교관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롯데가 국익을 위해 애 쓰는 외교관의 활약상을 담은 영화를 만들면 외교부가 예산 일부를 지원하거나 장소 등을 협찬하는 방식이다. 외교부는 또 롯데의 해외 사업 진출 등도 적극 돕기로 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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