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O중학교 1학년 올해 1학기말 수학 시험. 실수 x에 대하여 x를 넘지 않는 최대의 정수를 [x]라는 기호로 나타내는, 이른바 가우스기호가 등장했다. 고교 1학년 과정에 나오는 개념이다. 같은 시험에는 도형의 대칭이동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는데 이 역시 고교에서 배우는 내용이다.
#경기 S중학교 1학년 수학 시험에는 '등차수열의 합'을 공부한 학생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왔다. 등차수열의 합은 고교 2학년이 배우는 것. 이 학교 1학년 수학 시험에는 고교 수준의 문제가 4문항이나 출제됐다.
학교에서 출제하는 수학 시험 문제가 상위 학년 과정을 미리 공부해야 풀 수 있을 정도로 어려워 선행학습형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은 서울 경기의 사교육 과열지역 중학교 18곳의 올해 1학기 수학 과목 기말고사 문제를 분석한 결과 14곳(77.7%)이 고교 1,2학년 과정의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중학교 과정에서 출제된 문제도 지나치게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난이도 '상'에 해당하는 심화 문제의 비율이 절반이 넘는 학교가 50%에 달했다. 서울 강남의 C중학교 2학년 시험 문제는 25문항 가운데 24문항이 난이도 '상'으로 분류됐다.
서울 자율형사립고 26곳의 수학시험 문제도 함께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14곳에서 1학년 과정을 1학기에 끝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M고의 경우 개설된 과목명은 '수학I'이지만 실제 시험에선 '수학II', '기하와 벡터' 과목의 내용을 출제할 정도로 진도가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김승현 정책실장은 "빠른 진도와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어려운 시험으로 인해 학생들은 선행학습과 사교육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교육 당국은 선행학습형 사교육을 유발하는 중학교, 자율고의 교육과정과 시험 운영을 지도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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