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아노 파바로티의 후계자'로 불리던 이탈리아 유명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가 교통사고로 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43세.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리치트라는 지난달 27일 시칠리아 남부 라구사에서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다가 벽에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그가 입원한 카타니아 가리발디 병원 측은 "리치트라가 머리와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유족의 동의를 얻어 장기를 이식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1968년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이탈리아 밀라노로 부모를 따라 이주한 리치트라는 처음엔 자신의 목소리에 자신감을 갖지 못해 '보그'지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데뷔 2년차인 99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서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오페라 '운명의 힘'의 알바노 역을 맡으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다.
그가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것은 2002년 5월. 당시 리치트라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공연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에서 갑자기 독감에 걸린 파바로티를 대신해 주인공 카바라도시 역을 맡았다. 당시 그는 단 45분의 설명만 듣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무대에 올랐음에도 파바로티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해,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강력한 음색과 풍부한 표현력을 겸비한 리치트라는 로베르토 알라냐, 호세 쿠라, 마르첼로 알바레즈와 함께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의 뒤를 이를 '차세대 3대 테너' 후보군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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