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가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국제 사회와의 소통 잠재력이 크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해외 문화계 인사들이 한국 문화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비법'을 제시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주최로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문화소통포럼(CCF) 2011 대토론회' 자리에서다. CICI 초청으로 방한한 외국 문화계 인사들은 우리 문화에 대한 나름의 시각을 솔직하게 드러냈고, 발전을 위한 조언도 쏟아냈다.
'소통의 대가'로 알려진 세계적인 석학 도미니크 불통 프랑스 소통과학연구소장은 "한국은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발전시키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나라"라고 평가한 뒤 우리 문화를 구체적으로 진단했다. "한 나라에서 문화적 정체성이 존재하려면 자국의 언어, 확고한 역사적 전통, 문화 산업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하는데 한국은 모두 가지고 있어요. 이들을 한 데 모아 조화를 이루는 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는 또 "통일에 대비해 북한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30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다는 공무원 알란 팀블릭은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등 무의식적으로 단일 문화를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서울에 살고 있는 3%의 외국인을 위해 의식적으로라도 다문화를 추구하는 게 맞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론회에서는 또 역사, 문화, 음식 등 대외적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고양시킬 방안도 논의됐다.
호주의 TV 프로듀서 패트릭 콘든씨는 "한국은 많은 사람들을 공감시킬 수 있는 놀라운 이야기가 있지만 서구 사회는 한국의 문화나 음식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고 운을 뗀 뒤 '해법'을 내놓았다. "서구인들은 집중력이 짧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 및 예술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한다면 단시간에 '기적적인 일'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 3세 작가 아나톨라 김씨는 "문학은 한 민족의 정신을 대표하는 소통 도구인데 러시아엔 한국 책의 번역본이 거의 없다"고 아쉬워했다.
4일 개막해 이날 끝난 문화소통포럼엔 14개국의 문화계 인사 20여명이 참석해 토론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가구박물관 견학, 한식 시식, 전통 뮤지컬 관람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