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연극과 뮤지컬을 한꺼번에" 음악극 새 바람 분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연극과 뮤지컬을 한꺼번에" 음악극 새 바람 분다

입력
2011.09.06 12:38
0 0

요즘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연극은 말과 소년의 우정을 그린 '워 호스(War horse)'다. 2007년 영국 초연 후 4월부터 공연 중인 이 작품은 런던 웨스트엔드에 이어 브로드웨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물 크기의 모형 말을 세 명의 배우가 정교하게 움직이는 독특한 표현 기법이 가장 큰 인기 비결이지만 뮤지컬 못지않게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악극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연 시간 2시간 40분 내내 꾸준히 깔리는 배경 음악과 노래는 마이클 모퍼고의 동화가 원작인 단순한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음악극의 인기는 브로드웨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국내 공연계에서도 뮤지컬처럼 음악을 비중 있게 활용하되 연극의 서사적인 특징은 살린 음악극이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일 KT&G 상상아트홀에서 개막한 연극 '국화꽃 향기'는 공연 내내 라이브 연주가 흐르는 음악극이다. 뮤지컬 '모비딕'에 출연해 현란한 연주 솜씨를 선보였던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가 음악감독을 맡아 배경음악과 주연 배우들이 부르는 삽입곡을 작곡했다. 영화로도 제작된 김하인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일부터 한양레퍼토리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쿠킹 위드 엘비스'는 쇼 드라마를 표방한다. 연극의 극적 감동과 뮤지컬의 오락적 즐거움을 접목시켰다는 취지에서다. 영화와 뮤지컬로 만들어진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 홀의 작품으로, 제목 그대로 엘비스 프레슬리가 주요 소재다. 엘비스 프레슬리 모방 가수인 아빠 역할의 배우 서현철이 라이브로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재연한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제작한 음악극 '에릭 사티'도 지난달 안산 공연에 이어 대학로 필링 1관에서 30일부터 사흘 간 공연된다. 프랑스 근대 작곡가 에릭 사티의 인생 여정을 그린 창작극이다.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참여한 정민선씨가 작곡을 맡았고 박호산으로 개명한 박정환, 이주광 등 뮤지컬 배우들이 주역으로 나섰다.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스네어 드럼 등의 라이브 연주가 극에 생동감을 더한다.

LG아트센터도 전통음악 단체 바람곶과 함께 다음달 선보일 음악극을 준비 중이다. 상여를 장식하는 목각인형 꼭두를 소재로, 음악과 연극, 무용, 미술 등 예술 장르를 하나로 통합하는 음악극 '꼭두-마지막 첫 날'을 다음달 20일부터 무대에 올린다.

이처럼 음악극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대사 위주의 듣는 연극이 설 자리를 찾기 어려운 다매체 시대인 까닭이다. 말의 의존도가 높은 연극이 선전하기 힘든 시대를 맞아 연극계가 표현 수단을 달리해 가며 대중의 기호를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티켓 예매 사이트에 올라온 '국화꽃향기'의 관람 후기 중에는 음악의 감성을 칭찬하는 글이 많다.

하지만 음악이 군더더기 또는 곁다리 표현 수단으로 사용되는 음악극의 양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연극평론가인 김남석 부경대 국문학과 교수는 "음악이 몸의 표현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닌 과도한 조미료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며 "대사로 표현할 부분과 음악으로 표현할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뮤지컬처럼 대규모의 음악을 사용할 재정적 여력이 없는 영세 극단이 마케팅을 위해 음악극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경우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