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한 지도자' '내성적 성격'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주한 미대사관의 생각을 담은 외교전문을 공개했다. 이들 전문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 대사가 작성한 것으로 이 대통령을 서울시장 때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지켜보면서 그가 대통령에 오른 이유와 성격 등을 살핀 것이다.
2006년 11월 21일자 전문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자수성가 신화 등 대다수 한국인이 존경하는 몇몇 상징을 대표한다고 평가했다. 2007년 2월 2일자 전문에는 이 대통령이 자신을 '희망의 지도자'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상대를 봐주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7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일 작성된 전문은 이 대통령이 1970~80년대 한국의 권력층과 부유층이 대개 그랬듯 '부동산 관련 법규를 느슨하게 해석했던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이 내성적 성격이어서 라이벌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에게 손을 뻗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나 최시중 현 방송통신위원장 등 소수 측근만 신뢰한다는 말도 함께 나온다.
2007년 2월 2일자 전문은 이 대통령이 시위 구속 전력 때문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박 전 대통령에게 "정부가 한 사람의 살 길마저 막는다면 한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빚을 지는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청와대의 사면을 끌어내 현대건설에 입사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전문은 또 박 대통령이 정주영 당시 현대 회장에게 이 대통령을 조심하라는 뜻으로 "그를 잘 지켜봐라"고 했으나 정 회장이 이를 "잘 돌봐줘라"라는 뜻으로 오해했다는 '야사'도 소개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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