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를 유치하거나 개최할 때마다 내세우는 것이 엄청난 경제효과이다. 여기에 국가 브랜드 가치의 지역홍보 효과 등 무형의 이익까지 계산해 국제대회만 열면 떼돈을 버는 것처럼 말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경제효과가 64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4일 끝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예외는 아니다. 생산 유발효과와 부가가치를 합쳐 무려 8조원 가까이 된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실제 그만한 효과를 보았는지는 미지수다. 대구육상대회의 경우 사상 최다 관중을 동원하고도 단순계산하면 2,160억 원의 손해를 봤다. 2016년까지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는 총 4,855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감사원 자료에 의하면 2008~2010년에 모두 1조676억 원의 국비가 투입된 국제행사 28개에서 나온 수익금이 고작 1,918억 원이라니 어이가 없다.
그나마 이것으로 끝이라면 다행이다. 대회 이후가 더 문제다. 재활용이나 다양한 수익 모델을 꼼꼼히 준비하지 않아 거액을 들여 지은 시설물들이 계속 국민 세금만 잡아먹는 공룡으로 남기 때문이다. 대구스타디움 역시 매년 유지관리비로 20억~30억 원의 적자에 시달릴 판이다. 외면의 화려함과 대회 자체에만 집착해 무분별하게 지은 시설물이 얼마나 두고두고 골칫덩어리인지는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랑하는 2002한일월드컵이 증명하고 있다. 10개 경기장 중 서울 상암을 제외한 9개가 10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세계 몇 번째도 좋고, 그랜드슬램의 달성도 좋고, 국가 위상도 좋다. 그러나 다분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업적 과시를 위해 경제효과와 의미를 부풀려 국제대회를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국민 세금으로 시설물을 마구 지어 혈세를 낭비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그나마 개최가 확정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등도 엉터리 경제효과와 겉치레에 집착하지 말고 알뜰한 준비와 서울 상암 경기장처럼 치밀하고 현실적인 사후활용 방안 마련으로 국제대회 개최가 '재앙'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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