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제주 강정마을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제주도로 투입된 경찰관 449명은 '조금 특별한' 경찰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5일 "사안의 경중을 따져 어린 전의경 대신 관련 법률지식과 책임감 등으로 무장한 경찰관기동대를 투입했다"며 "덕분에 비교적 큰 부상자 없이 시위대를 구럼비 해안에서 몰아내고 공사장 철제 펜스 설치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관기동대는 통상 집회 시위에 동원되는 20대 초반의 전의경 기동대원들이 아닌 순경~경정 등 직업경찰들로 이뤄진 시위집회 대응 전문 부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80, 90년대 시위 진압 임무를 수행하던 사복경찰관 '백골단'을 투입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태생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폭력사태 우려와 유연한 대응 필요성이 제기돼 이번 작전에 투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2008년 창설된 경찰관 기동대는 전의경 감축방침에 따라 생기기 시작해 현재 49개(여경 3개 부대 포함) 부대 5,000여명에 이른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관기동대 출현 이후 집회와 시위에 대응하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잉진압, 인권시비 등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전의경 기동대 3개 부대보다 경찰관기동대 1개 부대가 더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정마을에 투입된 경찰이 집회시위 대응 전문부대였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해군 기지 반대 단체 한 관계자는 "독재시대 권위의 상징이자 공포의 대상이던 직업경찰 진압 부대가 전의경 복장으로 위장 투입된 것"이라며 "다시 생각하니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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