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게 좋은 추석상을 준비하려면 전통시장으로 오세요."
5일 오후 경기 안양시 만안구 남부시장. 한가위 연휴를 5일 앞두고 제수용품을 사려는 주부들의 발길로 활기가 넘쳤다. 시장 상인들은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가격 할인뿐만 아니라 무료 주차 서비스도 제공했다. 주부 이지영(35ㆍ안양시 석수동)씨는 "채소나 생선 등 제수용품은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보다 대략 20~30% 정도 싸다"며 "덤으로 아이들과 함께 여러 가지 구경도 할 수 있어 재래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주요 전통시장들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유통 공룡'인 대형마트및 백화점과의 전면전에 들어갔다. 그간 상대적으로 밀렸던 전통시장들은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싸고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전통공연, 무료주차, 할인행사 등 각가지 이벤트를 열어 손님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 안양지역 5개 주요 전통시장에서는 9일까지 전품목을 20~30% 할인하는 '빅세일'과 경품행사를 펼친다. 특히 관양ㆍ호계ㆍ남부시장 등에서는 6~9일까지 세일 데이를 정해 최고 50%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그간 대형마트와 비교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주차장을 과감히 무료 개방하고, 배달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야채 과일 육류 등을 취급하는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은 13일까지 주차장을 무료 개방한다. 용인중앙시장은 명절 장보기로 많은 양의 물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배달을 요청하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당일로 배송해 준다. 하루 전날 배달 요청을 하면 다음날 이른 새벽에 물품을 받을 수 있다.
5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청과 경기북부청, 농협 경기지역본부와 도내 44개 농협에서도 우수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G마크 등 도내 우수 농축산물을 시중가보다 최대 30%까지 저렴하게 할인 판매한다.
전통시장의 특징을 살린 흥겨운 축제와 공연 한마당도 펼친다. 9일 성남 모란시장에서는 전통 1인 소리극 '장날'이 공연돼 장터를 찾은 손님들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서울 시내 전통시장 86곳에서도 특별할인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성동구 금남시장, 중랑구 우림골목시장, 송파구 석촌시장 등 19개 전통시장에서는 제수용품을 최대 3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광진구 중곡제일공목시장, 석촌시장 등 10곳에서는 영광굴비, 금산인삼, 찰보리, 포도 등을 산지 직거래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할인판매 외에도 전통시장 86곳에서 떡메치기, 윷놀이, 송편빚기, 투호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을 할 수 있다. 시장별 할인행사 등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전통시장 홈페이지(market.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울시가 액면가의 3%를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서울전통시장 상품권'을 이용하면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중소기업청이 최근 전국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각각 86곳에서 추석 차례용품 23개 품목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통시장이 평균 18만4,000원(4인가족 기준)으로 대형마트(23만9.000원)보다 23%나 저렴했다. 특히 고사리, 탕국용 쇠고기 가격은 전통시장이 각각 47%, 32% 싼 것으로 나타났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류호성기자 rhs@hk.co.kr
강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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