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²(15평) 소형 아파트에서 100m²(30평)급 공간을 누린다.'
과거 비좁게만 느껴졌던 소형 아파트가 이젠 더 이상 소형이 아니다. 8m가 넘는 파노라마 전망이 펼쳐지고, 방 3개에 샤워부스를 갖춘 부부전용 욕실과 드레스룸까지 구비했다. 다양한 평면설계와 내부공간 활용으로 중대형처럼 꾸민 소형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불황 극복을 위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소형 아파트 공략에 나선데 따른 변화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최근 전용면적 50m²이하 1~2인용 소형 아파트 맞춤형 신평면 14건을 개발해 저작권등록을 마쳤다. 신평면은 기존 평면 설계틀을 과감히 탈피해 최대 8.8m에 달하는 거실 등 소형 아파트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우선 욕실과 드레스룸을 중앙에 놓고 거실과 침실을 각각 양쪽 벽면에 대칭으로 배치해 공간을 확보했다. 보통 벽면에 배치돼 자투리 공간을 만들어내던 욕실과 드레스룸도 정중앙으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소형 입주자들이 가장 욕심을 내는 거실과 침실 공간이 대폭 넓어졌다.
거실에서는 기존 전용면적 50m²에서는 상상할 수 없던 최대 8.8m의 파노라마 전망이 펼쳐진다. 넓어진 전면폭만큼 채광이 탁월하고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8.8m짜리 거실은 기존 전용 100m²에서도 쉽지 않았다. 또 최대 7m 가량의 대형 침실은 이동식 벽체와 가구를 이용, 나눠 사용할 수 있어서 서재나 AV룸 등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SK건설은 모든 세대에 아파트 2층 높이의 대형 테라스를 제공하거나 전층을 복층형 구조로 설계한 이색 평면도 선보였다. 모두 전용면적 50m²이하용이며, 도시형생활주택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신희영 SK건설 상품개발본부장은 "1~2인용 소형 주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을 개발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건설이 올해 초 선보인 김포한강신도시 '반도 유보라 2차'도 공간활용을 극대화한 경우. 59㎡형 소형 아파트에선 좀체 볼 수 없었던 4.5베이(아파트 앞쪽에 배치된 방과 거실의 수) 설계를 도입했다. 내부에 방 3개와 거실을 배치하고 안방에 가변벽체를 설치해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특히 59㎡ D타입의 경우 샤워부스를 갖춘 부부전용 욕실을 별도로 설치했다. 반도건설 측은 "통상 전용 85㎡ 이상에서나 가능한 설계"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이 대형 같은 중소형 아파트를 선보이는 것은 소비자 눈높이가 고급 아파트 기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비자 취향을 설계에 적극 반영한 결과, 반도 유보라 2차의 경우 90%가 넘는 청약률을 기록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공간 활용도가 높은 평면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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