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가 아닌 기자회견장에서 라파엘 나달(25∙스페인)이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세계 랭킹 2위 나달은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다비드 날반디안(76위∙아르헨티나)을 3-0(7-6 6-1 7-5)으로 가볍게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지난해 US오픈 첫 우승을 거뒀던 나달은 그러나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인상을 찌푸렸다. 2시간 넘게 이어진 경기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경기 후 긴장이 풀리자 다리 근육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온 것이다. 그는 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의자 밑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갑작스런 사고에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야 했고, 나달은 10여 분간 응급 치료를 받고 나서야 몸을 추스를 수 있었다. 나달은 "라커룸이 아니라 기자회견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운이 나빴다. 다음 경기를 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더운 날씨에서 뛰어 땀을 많이 흘렸다. 이런 통증은 가끔은 있는 일"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올시즌 마지막 대회인 이번 US오픈은 전날까지 14명이 경기 중에 기권해 역대 메이저 대회 최다 기권(종전 12명)을 기록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 랭킹 10위 스토서(호주)가 마리아 키릴렌코(29위·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메이저 대회 사상 가장 긴 타이브레이크(17-15)를 치르며 2-1(6-2 6-7 6-3)로 힘겹게 승리했다. 2시간37분간 이어진 이날 경기는 2세트만 1시간24분이 걸렸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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