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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다시 좌절된 진보정당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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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다시 좌절된 진보정당 통합

입력
2011.09.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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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정치세력의 통합이 길을 잃었다. 4일 열린 진보신당 임시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인준안이 가결 정족수인 3분의 2 이상 찬성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올 1월부터 8개월 여 동안 추진돼 왔던 두 진보 정당의 통합 노력이 무산된 것이다. 두 진보 정당 통합을 전제로 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려던 민주당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점에서 진보 정당 통합 무산은 내년의 총선과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진보신당이 통합안 인준에 실패한 것은 통합을 추진한 조승수 대표 등 지도부의 리더십 취약으로 진보 세력의 고질인 분열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가장 큰 쟁점은 국민참여당의 합류 문제였다고 한다. 국민참여당을 자유주의 세력으로 보고 통합에 합류 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편 독자파는 통합에 반대했다. 하지만 큰 틀의 방향과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과거의 차이에 집착하고 배제하는 분열적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진보 진영의 순수성과 명분을 내세우지만 작은 차이와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못하고 통합과 변화를 얘기하는 것은 우습다.

양극화와 빈부격차가 심화 일로에 있는 우리 사회에서 기층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의 역할은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분열로 큰 실패를 경험했던 진보정치 세력이 하나로 뭉쳐 당당한 정치적 실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진보정치 세력은 시대착오적이고 일반 국민들의 관심과는 동떨어진 이념 문제로 분열과 대립을 거듭하며 지지층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철수 현상'의 배경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실망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거대 정당들만에 대한 경종이 아니다. 기층노동자와 서민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진보정당들도 심각한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진보정치세력이 명분과 원칙으로 위장된 세력다툼과 분열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결국 지지자들로부터 버림받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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