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1일 강용석 의원은 국회에 다시 남을 수 있게 됐다. 성희롱 발언으로 수많은 질타를 받고 제명될 상황까지 처했던 강용석 의원에게 '의리' 넘치는 동료 국회의원들이 있었던 덕분이다.
국회란 국민이 선출한 의원을 구성 요소로 하는 합의체로서,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고 입법을 담당하는 합의기관이다. 그 누구보다도 생각이 올곧고 국민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하다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국회는 국익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영리단체인가? 회의가 있을 때마다 그들이 보여 주는 행동은 반대당 동료 의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난투극을 벌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그들은 자신들의 수치를 감싸기 위해서 한통속이 된다.
강용석 의원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참석한 259명 가운데 찬성한 의원은 111명에 그쳤다. 제명안 가결에 필요한 259명의 3분의 2인 198명 찬성에 훨씬 모자란 수 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현장에 있던 여성단체 회원과 취재진을 모두 내쫓고 국회방송도 끈 채 "이 안건은 비공개로 하겠다"는 발언과 함께 "이만한 일로 강 의원을 제명한다면 이 자리에 남아 있을 국회의원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며 "누가 강 의원을 향해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느냐"고 말한 이가 바로 전 국회의장이다. 그의 발언처럼 강 의원의 발언이 단순히 '이만한 일'이라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모두 그 정도의 발언은 일상처럼 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대단한 일이라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이기에 이런 의견을 내놓는 것일지 그들의 도덕적 기준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국회가 생긴 이후 의원 제명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올라간 적은 이번이 고작 두번째라고 한다. 제 이익과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그들이 과연 어떻게 한 나라의 국민들을 대표하여 정치를 할 수 있으며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싶다. 우리가 국회의원들의 약속을 믿지 못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권도희ㆍ서울 한영외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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