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강일여고에서는 지난달 8, 9일 이틀간 NIE 캠프를 열었다. 학교 과학실에서 NIE 모둠토론반 학생들과 함께 '융합(Fusion)'을 주제로 다양한 NIE활동을 진행했다.
올해 NIE 캠프 주제를 '융합'으로 택한 것은 이유가 있었는데 첫째는 '융합'을 주제로 학생들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수많은 형식의 분류를 뒤집어 보고자 함이었다.
대주제 '융합'은 사람과 사람의 어울림, 모둠 구성원과의 섞임,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만남, 신세대와 구세대의 하나 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모둠 구성원들이 토론하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촉발제라고 할 수 있겠다.
NIE 캠프 이틀째엔 창의성 사고 기법으로 '스캠퍼(SCAMPER) 기법'을 소개하고, NIE 사진읽기와 모둠토론, NIE발표대회를 열었다. 스캠퍼 기법은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 중 하나로 사물을 대체하고(Substitute) 결합하고(Combine), 조절하고(Adjust), 변형하고(Modify), 다르게 활용하고(Put to other uses), 제거하고(Eliminate), 반전시키는(Reverse) 과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다.
가령 신문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무작위로 하나 오려 붙도록 한 뒤 학생들에게 황당한 상황을 제시했다. "지금 여러분이 붙인 사진의 주제는 '태풍'이니 이와 관련하여 사진 설명글과 관련 기사문을 작성하라"는 것이었다. 순간 학생들의 입에서는 탄식과 비명이 터져 나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택한 사진들은 태풍과 전혀 무관한 사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난감해 하던 학생들이지만 시간이 지나자 눈에 띄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운동화 사진을 두고 '어느 산사에서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운동화'라는 사진 설명글이 나왔고, 소녀 사진에는 '비 오는 날 연꽃 잎을 부여잡고 태풍과 함께 날아가고 싶은 소녀'라는 설명이 붙었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사진에는 '소설가 이외수씨, 태풍 피해 주민들에게 3억원 기부'라는 기발한 기사가 탄생했다.
그 동안 학생들에게 NIE를 권하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은 학생들이 개념 중심의 이해도는 빠르지만 수동적이 되기 쉽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이 곧잘 따라하기는 하지만 NIE를 즐기는 모습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교사의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의 역할이 클수록 학생들은 점점 NIE 활동을 어려워하고, 사소한 것까지 교사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번 캠프는 그 동안 NIE에 소극적이었던 학생들이 각종 토론과 발표 대회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NIE의 즐거움을 몸으로 느낀 시간이 됐다. NIE 성공의 열쇠는 얼마나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공간을 열어 주느냐에 좌우된다는 생각이다.
안상훈 강릉 강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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