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청률 20%대 '공주의 남자' 왜 뜰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청률 20%대 '공주의 남자' 왜 뜰까

입력
2011.09.05 07:18
0 0

세령(문채원)이 날아오는 화살에 몸을 던져 승유(박시후)를 살린 14회(1일 방송)로 절정을 찍었다. 24부작 드라마 반환점을 돌아선 KBS ‘공주의 남자’는 1일 21.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수목드라마 1위를 굳혔다. 앞으로 승유의 본격적인 복수극과 단종 복위 운동 등 남은 이야기가 많아 계속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뒷치락하던 SBS ‘보스를 지켜라’ 역시 발랄한 스토리와 최강희, 지성 등의 열연으로 젊은 층에게서 사랑받고 있으나 뒷심이 조금 아쉽다. 같은 날 ‘보스를 지켜라’는 15.4%, MBC ‘지고는 못살아’는 4.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공주의 남자’는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우의정 김종서 등을 숙청한 조선시대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했으나 정치와 당파 싸움이 아닌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다. 원수 집안인 수양대군의 큰딸과 김종서의 막내아들이 애절한 사랑을 한다는 팩션(팩트와 픽션을 합성한 말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지어낸 이야기)사극이다. 수양대군의 딸이 단종 폐위에 반대하다 아버지의 미움을 사 쫓겨났는데, 이후 김종서의 손자를 만나 사랑했다는 내용이 담긴 조선 후기 야사집 에서 설정을 가져왔다. 실제 4남 1녀를 둔 수양대군 슬하에 딸이 둘 있었다는 기록도 있으며, 충청북도 백악산에는 두 사람이 피해 살았다는 동굴이 전해지기도 한다.

‘공주의 남자’의 김욱 작가는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캐릭터와 역할 등 역사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상상력을 더했다”며 “대하사극 같은 본류가 아닌 빈 틈에 허구를 덧씌운 팩션 사극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추세로 인해 앞으로 고전 재해석 야사 등 풍부한 이야기들이 많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BS 최지영 CP는 “‘추노’에서도 병자호란과 소현세자의 죽음을 배경으로 거기에 추노꾼들의 이야기를 풀며 사랑을 받았고, ‘공주의 남자’ 역시 단종애사를 중심으로 절절한 로맨스가 더해져 흡인력이 높은 것 같다”며 “기존 사극의 틈새를 찾았다”고 사극 지평의 확대를 전망했다

엄혹한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 ‘로미오와 줄리엣’의 핏빛 로맨스를 더 처절하고 애틋하게 만드는 바탕이 되고 있다. 때문에 사극에 전통적인 지지를 보내는 중년 남성층은 물론 멜로드라마를 선호하는 여성 시청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 탄탄한 이야기와 빠른 전개로 눈길을 사로잡고, 주연 배우들의 신선감에 수양대군을 맡은 김영철, 김종서 역의 이순재 등 중견 연기자들의 카리스마로 무게를 잡고 있다.

박시후와 문채원은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역할을 무난히 소화하며 가능성을 열고 있다. 초반 불안한 연기와 극중 눈치없는 캐릭터로 ‘민폐 세령’이라는 얘기를 듣던 문채원은 회를 거듭할수록 애절한 연기로 ‘불구대천’의 원수인데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인임을 증명하고 있다. 승유 역의 박시후 역시 복수심과 세령에 대한 마음이 얽힌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잘 표현하고 있다. 최지영 CP는 “현대극은 주연 배우의 매력에 기대는 게 크지만 사극은 전체적인 이야기와 인물이 얼마나 그 이미지를 잘 연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두 배우의 풋풋하고 신선한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