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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자서전에서 박근혜 비판/ "2002년 남북축구 관중석 태극기 등장에 왜 한반도기 안들었냐 내게 펄펄 화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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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자서전에서 박근혜 비판/ "2002년 남북축구 관중석 태극기 등장에 왜 한반도기 안들었냐 내게 펄펄 화내"

입력
2011.09.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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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4일 자신의 정치 경험과 개인사 등을 중심으로 쓴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을 출간했다. 정 전 대표는 이 책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얽힌 비화를 소개하면서 박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먼저 2002년 9월 열린 남북한 축구경기와 관련해 박 전 대표와 충돌했던 사연을 소개했다. 정 전 대표는"박 전 대표가 그 해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북한 축구팀을 남한에 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대한축구협회에 우리 대표팀과 경기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당시 조중연 협회 전무가 박 전 대표를 찾아가 (경기 개최가 쉽지 않다는) 복잡한 사정을 설명했는데 화를 펄펄 냈고, 대한축구협회장인 내가 직접 설명했으나 마찬가지 반응을 (박 전 대표가) 보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경기 당일에도) 박 전 대표가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해 봤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붉은악마가'대한민국'을 외치자 박 전 대표는 구호로'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당시 태극기가 들어온 문제들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장인 정 전 대표는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는데 왜 항의를 했겠느냐"며 전면 부인했다.

정 전 대표는 2009년 9월 당 대표 취임 후 가진 박 전 대표와의 회동 결과를 둘러싼 마찰과 당내 세종시특위 구성 과정에서 빚어진 박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화를 내는 박 전 대표의 전화 목소리가 하도 커서 같은 방에 있던 의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바람에 아주 민망했다""(박 전 대표의 말이)마치'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며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정현 의원은 "당시 박 전 대표가 전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는데, (정 전 대표가)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정몽준의 비전과 정책, 정 전 대표가 국가와 한나라당을 위해 헌신한 감동적인 스토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면서 "도대체 무슨 의도로 연일 박 전 대표를 비난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이종혁 의원도 "(정 전 대표가)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당내 초선 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전 대표는 생모에 대한 소문과 관련, 1978년 유학 시절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라고 주장한 사람이 편지를 보내 귀국한 뒤 만났던 일화도 소개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낳아준 어머니, 키워준 어머니를 둘러싼 세인들의 호기심은 이해할 수 있지만 내게 어머니는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집안사의 여러 속내를 털어놓으셨던 그분 한 분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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