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 회장을 비롯한 일가가 도청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보너스를 두둑하게 챙긴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머독 회장은 지난해 회계연도 보너스로 1,250만달러(약 133억원)를 현금으로 받았다고 뉴스코프 연간보고서를 인용해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너스와 배당금을 포함한 머독 회장의 총급여는 3,300만달러로 지난 회계연도보다 47% 늘었다.
머독의 차남이자 뉴스코프의 최고운영책임자보를 맡고 있는 제임스의 보수는 600만달러의 현금보너스를 포함해 1,800만달러가 책정됐다. 이는 전년보다 74%나 많은 것이다. 제임스는 자신이 맡던 뉴스인터내셔널이 운영한 뉴스오브더월드의 도청스캔들에 대한 항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현금 보너스 수령을 사절했다. 제임스는 성명을 통해 “보너스를 거절하는 게 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머독의 오른팔인 체이스 캐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000만달러의 보너스를 포함해 3,000만달러를 연봉으로 챙겼고 로저 아일스 폭스뉴스 대표는 150만달러의 현금을 포함 1,550만달러를 받았다.
머독의 장녀이자 TV프로그램제작사 샤인그룹 대표인 엘리자베스는 지난해 뉴스코프로부터 17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는데 올해 뉴스코프가 샤인을 인수하면서 현금으로 2억1,400만달러를 따로 챙겼다. 머독의 장남이자 호주TV 텐 네트워크 CEO인 래클랜 역시 뉴스코프 이사회 일원으로서 총 50만4,000달러를 가져갔다.
뉴스코프 임원진과 일가의 고액 보너스와 관련해 해킹 피해자 측 변호사인 샬럿 해리스는 머독이 7월 청문회에서 ‘내 인생에 가장 초라한 날’이라고 한 발언을 상기하며 “사안의 정도를 고려할 때 보너스는 전혀 초라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뉴스코프는 10월 이사회 선거를 앞두고 비상임 이사 켄 카울리와 토마스 퍼킨스 등 2명이 사퇴한다고 밝혔다. 퍼킨스 이사는 자신의 사퇴가 도청파문이 아닌 80대에 접어든 나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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