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편파 중계, 편파 방송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편파 중계, 편파 방송

입력
2011.09.04 12:02
0 0

KT의 인터넷 올레 TV가 프로야구 '편파 중계'를 시작했다. 스포츠 채널 iPSN에서 제공하는 편파 중계는 메인 중계와 더불어 각 팀마다 맞춤형 영상과 해설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테면 롯데- 두산 경기 때면 두산 팬은 두산 팀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영상과 함께 옛 OB 베어스의 전설 박철순이 이런저런 눈치 보지 않고 맘껏 두산을 편드는 해설을 시청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롯데 팬은 롯데 선수들의 활약을 조명한 영상과 롯데 강타자 출신 마해영의 편파적 해설을 즐길 수 있다. 열성 팬들은 아주 반길 듯하다.

■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편파 중계는 인터넷'팬 중계'형태로 처음 선보였다. 지상파 방송의 밋밋한 중립적 중계와 해설에 불만인 매니아 층에는 이미 친숙하다. 팬 중계는 지상파 중계에 더러 뒤따르는 편파 중계, 편파 해설 논란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예컨대, 지역적 라이벌 의식이 유난한 삼성-기아 경기 때면 삼성과 악연이 있는 해설자가 노상 삼성을 헐뜯는다고 화내지 않아도 된다. 중계ㆍ해설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편하고 좋은 일이다. 이걸 이제 인터넷 TV를 통해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 프로스포츠의 본격적 '편파 방송'시대가 열렸다고 할 만 하다.

■ 스포츠 중계가 버젓이 편파성을 내세우는 것은 스포츠 경기의 속성과 관련 있다. 스포츠는 고상한 이상을 추구하지만 벌거벗은 경쟁 본능, 승부 근성을 자극한다. 관전자도 가슴이 뛰고 손에 땀을 쥔다. 학교 지역 국가 등의 집단의식이 얽히면 더욱 그렇다. 올림픽 월드컵 등의 국가대항 경기는 편파 중계가 더 자연스럽다. 과거 라디오 중계방송으로 명성을 떨친 아나운서는 축구대표팀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덩치 크고 털이 많은 호주 선수들에 밀리자, "악마 같은 호주 선수들"이라며 아예 목이 멨다.

■ 편파 중계는 프로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일찍 등장했다. 프로구단 자체 방송뿐 아니라 지역방송 등도 중립과 멀다. 권투 등 격투경기 중계는 특히 선정적이다. 잔혹 본능 또는 기호를 한껏 자극, 시청률과 광고 수입을 늘리는 관행이 방송 전반에 확산됐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대를 떠들지만, 정확한 정보 제공보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데 치중한다. 정치 토크쇼와 시사토론도 중립적 전문가들의 토론과 타협보다는 극단적 입장이 완강하게 맞서는 대결구도로 만든다. 그렇게 정치의 양극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많다. 편파 중계를 마냥 반길 건 아니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