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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9 ·11과 이슬람을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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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9 ·11과 이슬람을 더 알고 싶다면…

입력
2011.09.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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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아직 번역 안 된 해외서적 가운데는 읽을만한 게 더러 있긴 한데."

중동전문가인 인남식 외교안보연구원 부교수는 9ㆍ11 테러와 이후 세계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에 다소 망설이는 눈치였다. 전문가의 머릿속에 이거다 하는 책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국내의 관련 도서층이 빈약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뜸을 들인 뒤 인 교수가 추천한 책은 3권. 우선 미국 abc방송 기자 존 쿨리가 쓴 <추악한 전쟁> (이지북 발행)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의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해 지원한 이슬람 테러 조직이 결국 미국에 칼끝을 겨누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쓴 <경도와 태도> (21세기북스). 9ㆍ11을 전후해 자신이 쓴 칼럼과 일기를 모은 책으로 9ㆍ11로 자살을 감행한 이들은 누구이며 이슬람 세계는 왜 이들에게 암묵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지, 미국인들은 왜 분노의 표적이 됐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펼쳐져 있다. 최근 출간된 <진리를 향한 이정표> (평사리)도 추천 목록에 들어갔다. 이슬람 과격파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이드 쿠틉이 옥중 집필한 책으로 이슬람 원리주의의 이념 구조를 알 수 있다.

인문학 서적을 중심으로 활발한 서평활동을 하고 있는 이현우씨는 슬라보예 지젝의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장 보드리야르의 <테러리즘의 정신> (동문선), 테리 이글턴의 <성스런 테러> (생각의나무)를 추천했다. 9ㆍ11과 테러의 이면에 도사린 철학적인 문제들을 짚어본 책들이다. 지젝의 책은 <실재계 사막으로의 환대> (인간사랑)라는 제목으로 국내 번역출간됐으나 절판된 것을 이씨 등이 새로 번역해 낼 계획이다. 지젝은 책과 같은 제목의 창비웹진 투고에서 9ㆍ11로 분명해진 것은 '이런 폭력은 텔레비전 스크린을 통해 안전한 거리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미국이 이제 직접적으로 이런 폭력에 개입되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역사서로는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가 쓴 <이슬람문명> (창비), 레바논계 프랑스 소설가 아민 말루프의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아침이슬) 정도가 많이 읽혔다. 최근 출간된 미국 저술가 타밈 안사리의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뿌리와이파리)도 반응이 좋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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