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혁명의 현장을 확인하고 싶었어요."
한국계로 보이는 한 미국 명문대생이 방학을 이용,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는 리비아 시민군 측에 동참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등 미국 언론들은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크리스 전(21)이 현재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에서 120여㎞ 떨어진 나우팔리야 사막 기지에서 시민군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크리스 전이 한국계로 추정되며, 내년 5월 졸업한다"고 덧붙였다.
방학 기간 모험적인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그는 800달러를 들여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집트 카이로로 비행기를 타고 간 뒤 기차, 버스를 갈아타며 육로로 리비아에 들어가 2주째 머물고 있다. 아랍어를 할 줄 몰라 수화와 서툰 이탈리아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그는 "시민군이 '아흐메드 엘 마그라비 사이디 바르가'라는 아랍식의 긴 이름을 지어주었다"며 "시민군의 도움 때문에 지금까지 쓴 돈도 거의 없다"고 했다.
그가 있는 곳은 시민군의 공언대로 시르테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되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전선 부근. 그는 그러나 "시민군이 나우팔리야에서 정부군을 몰아낼 때 선봉대로 참여했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CSM은 전했다. 그는 " 친구 몇 명을 빼곤 부모님도 리비아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이달 말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캘리포니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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