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를 지배하는 자가 IT세계를 지배하는 형국이다. 그래서 세계 IT시장은 지금 모바일 운영체계(OS)를 중심으로, iOS를 가진 애플과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로 양분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비상이 걸렸다. 노키아를 누르고 휴대폰 1위 업체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삼성전자 역시 안드로이드를 빌려 쓰고 있는 상황. 그러다 보니 만들어 놓고도 옆으로 밀어 놓았던 자체OS '바다'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과연 바다는 그 이름처럼 세계OS의 넓은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까.
바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바다2.0을 만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홍준성(사진) 상무로부터 경쟁력 상황을 들어봤다. 삼성전자는 2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되는 가전 전시회 'IFA 2011'에서 바다2.0 을 공개한다.
그는 "바다 2.0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력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iOS와 안드로이드에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바다 초기버전인 1.0이 처음 공개된 건 작년 2월. 이어 5월에 이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웨이브'가 나왔다. 홍 상무는 그 때부터 기능개선을 위한 작업과 동시에 바다 2.0 개발에 들어갔다.
수 많은 소프트웨어 인력이 달라붙었지만 OS 개발은 쉽지 않았다. 중간에 애플은 iOS5 개발계획을 내놓았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진저브레드를 발표하는 등 선두주자들의 속속 새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을 앞지르는 건 쉽지 않은 일. 일단은 뒤지지 않는 쪽에 집중했다. "iOS와 안드로이드가 갖고 있는 기능에 음성인식, 3차원 사운드, 근접지원통신(NFC),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모아놓는 라이브 패널 등 신규 기능을 대거 추가했습니다."
지원기능은 iOS나 안드로이드보다도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간제 결제 방식을 도입하고 응용 소프트웨어(앱)에 광고를 붙일 수 있도록 한 것 등이 그런 예다. 기간제 결제란 돈 내는 기간만큼만 이용할 수 있는 방식. 예를 들어 1,000원을 주고 사야 하는 앱을 500원만 내고 한두 달만 사용하는 방식이다. 선택의 폭을 넓히는 다양한 결제 모델은 개발자나 이용자 모두에게 좋다.
홍 상무는 바다 2.0을 위한 앱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바다의 최대약점은 1만4,000여 종에 불과한 앱인데, 앞으로 2.0에선 기간제 결제나 앱 광고 방식 도입 등으로 개발자들이 양질의 바다용 앱을 많이 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다 2.0을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는 ▦고가형 '웨이브3' ▦중가형 '웨이브M'▦보급형 '웨이브Y' 등 3종이 120개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출시는 이동통신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바다 2.0을 태블릿PC 등 다른 휴대기기에 적용하는 방안, 그리고 삼성전자 외에 바다 2.0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 무상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중 소프트웨어 개방은 이용자를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홍 상무는 "전체적인 방향은 개방 쪽으로 고민하고 있으나 워낙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단기간에 결정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결코 소프트웨어에 소홀했거나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력은 예전부터 강조된 부분이고 끊임없이 투자도 이뤄졌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도는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입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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