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끈 '주장' 홍성흔(35)은 최근 5경기에서 주춤했다. 타율 1할1푼8리 2안타 2타점."올시즌 목표를 타격 2위로 잡았습니다." 자신감을 찾은 만큼 목표를 상향 수정했지만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 베테랑답게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는 달랐다. 홍성흔은 1일 부산 KIA전 1회말 2사 2ㆍ3루에서 밀어치는 타격으로 2타점 결승타를 올리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선사했다. 경기 후 "오늘 기적이 일어났는데 앞으로 또 기적 일어날 것"이라는 홍성흔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나태하거나 방심하지 않도록 주문하겠다"고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롯데가 또 다시 KIA를 제물 삼아 1,079일 만에 2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이날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의 호투와 '캡틴' 홍성흔의 결승 2타점을 앞세워 2-1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59승39패3무(승률 0.546)를 기록하며 KIA(64승55패ㆍ승률 0.538)를 3위로 끌어내렸다. 롯데의 2위는 지난 2008년 9월17일 대전 한화전 이후 1,079일 만. 부산 사직 구장은 승리가 확정되자 팬들의 환호로 들끓었다.
양팀은 2위 자리가 걸린 한판 승부답게 매서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특히 롯데가 사도스키, KIA가 로페즈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며 선취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포문을 연 것은 롯데. 1회 전준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롯데는 김주찬이 기습 번트를 성공시켜 무사 1ㆍ2루를 만들었다. 이후 손아섭의 땅볼, 이대호의 삼진이 이어지며 찬스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롯데는 주장 홍성흔이 깨끗한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 들였다.
반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 경기가 없는 KIA는 1-2로 뒤진 7회 '투수 부문 4관왕' 윤석민까지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9회초 나지완이 롯데 마무리 김사율을 상대로 배트 중심에 맞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펜스 앞에서 잡히며 고개를 떨궜다. KIA는 지난 6월30일 부산 경기 이후 롯데전 8연패에 빠졌다.
경기 후 양승호 감독은 "홍성흔이 잘해줬고 필승조가 잘 던져줬다"며 "신나고 화끈한 가을 잔치를 부산 팬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오재원과 김현수의 연속타자 홈런을 앞세워 넥센을 6-3으로 제압했다. 두산 오재원은 지난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잠실 구장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의 연속타자 홈런은 올시즌 팀 1호. 원정 6연승에 도전한 넥센은 선발 문성현이 2와3분의2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실점으로 무너지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인천에서는 SK가 연장 11회 1사 만루에서 정상호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LG에 7-6 역전승을 거두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4연승을 마감한 5위 LG와는 다시 4.5게임차.
인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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