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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선수권/ 피스토리우스 역주…1600m 계주 결선 꿈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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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선수권/ 피스토리우스 역주…1600m 계주 결선 꿈 이뤄

입력
2011.09.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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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1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600m 계주 예선. 미국과 자메이카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4명의 남아공 대표팀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2분59초21은 남아공 신기록. 결선 진출에 힘을 보탰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 듯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남아공)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애인이기 전에 피스토리우스는 남아공 대표팀의 자랑스런 동료였다.

정강이뼈 없이 태어나 11개월이 지났을 때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던 피스토리우스는 칼날처럼 생긴 탄소 재질의 의족을 달고 경기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날 대구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여 명의 팬들은 피스토리우스의 동작 하나 하나에 박수 갈채를 보냈다.

피스토리우스는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출발 반응 속도 0.192초로 8개 팀 가운데 6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코너를 돌 때까지만 해도 중위권을 유지하던 그는 레이스 막판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지며 꼴찌로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겼다.

그러나 남아공 대표팀은 2번 주자 오펜츠 모가웨인이 2번째 바퀴를 돌며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고 마지막 주자 셰인 빅터가 3위로 골인해 결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먼저 경기를 마친 피스토리우스는 손뼉을 치면서 동료들의 역주를 응원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레이스를 마친 뒤 "팀원들의 실력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며 "동료들이 제 몫을 해냈다. 이런 팀에서 뛰면서 남아공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는 게 정말로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 내 위치에 오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기뻐했다.

그는 지난 29일 남자 400m 준결선에서는 비장애인들과 경쟁해 8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었다. 남자 1,600m 계주 결선은 2일 오후 9시15분에 열린다.

대구=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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