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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선수권/ 정만화 코치 "'마라톤 한방'으로 태극기 휘날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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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선수권/ 정만화 코치 "'마라톤 한방'으로 태극기 휘날릴 것"

입력
2011.09.0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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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고 싶은 기분이다. 한국 육상이 모두 마라톤만 쳐다보는 것 같아 부담 백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대표팀을 맡은 이상 떠 안아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마라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정만화(51ㆍ코오롱 감독) 코치가 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뼈있는 말을 건넸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의 한국 육상의 부진을 '마라톤 한 방'으로 만회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엿새째. 개최국 한국은 김덕현의 멀리뛰기 결선진출을 제외하고 전원 예선탈락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마 남자 마라톤 대표팀이 1일 오전 선수촌에 입성, 피날레의 주인공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대표팀은 이명승(32ㆍ삼성전자) 황준석(28ㆍ서울시청) 황준혁(24ㆍ코오롱) 김민(22) 정진혁(21ㆍ이상 건국대) 5명이다. 막내 정진혁과 황준현이 각각 2시간9분대와 10분대 기록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이들에게서 단체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단체전 메달은 정식종목이 아닌 번외 종목이지만 대구 스타디움 시상대에 태극기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정 코치는 "한국, 일본, 모로코가 동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스페인이 복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라톤 대표팀은 두 달여 간의 혹서기 전지훈련을 성공리에 마쳤다. 정코치는 "지난달 초부터 강원 양구군에서 한달 동안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40km에 이르는 거리주(거리를 정해놓고 하는 달리기) 훈련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왔다"며 결전레이스 준비를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달 초 대구 스타디움 인근 경북 경산시로 내려와 마무리 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최근 식이요법을 마치고 출발총성만 울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사카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 때 팀을 이끈 이명승은 "당시 오사카 현지 날씨가 지금의 대구와 비슷하다"며 "기록은 뒷전이었고 더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결과물이었다"고 회고했다.

정 코치도 이와 관련, 한국마라톤의 비장의 카드가 '대구의 폭염'이라고 말했다. 그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철각들도 대구처럼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녹아 내린다'고 표현했다. 정 코치는 "30km지점에서 승부를 걸겠다"며 "2시간15분대에 골인하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오창석 KBS마라톤 해설위원은 "아프리카 선수들은 기온이 30도 넘으면 사실상 레이스를 포기한다"며 "한국이 지구력을 앞세워 밀어붙이면 이변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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