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중 25명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정부에 낸 법인세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챙겼다고 미국의 비영리연구기관인 정책연구소(IPS)가 '탈세에 대한 대규모 CEO 보상'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연방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에 안간힘을 쓰는 반면 일부 CEO는 과도하게 많은 임금을 받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짐 맥너니 보잉 CEO의 연봉은 1,380만달러로 회사가 낸 세금 1,300만달러와 비슷했다. 또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1,520만달러, 존 도나휴 이베이 CEO는 1,24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이사회와 마찰을 빚고 1일 사임한 로버트 켈리 뉴욕 멜론은행 회장 겸 CEO의 지난해 연봉은 1,940만달러였는데 그는 올해 초 미국의 법인세율이 높다고 불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EO 25명의 평균연봉은 1,670만달러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대 기업 CEO 평균연봉 1,080만달러보다 54%나 많았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이 법인세보다 로비에 더 많은 돈을 사용했다고도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베이는 192만달러, 보잉은 2,080만달러, GE는 4,180만달러를 지난해 로비와 정치 캠페인에 각각 사용했다.
이들 25개 기업 중 3분의2인 18개 기업은 버뮤다, 싱가포르, 룩셈부르크 등 세금도피처에 지사를 두고 있어 탈세가 의심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엘리자 커밍스 하원의원(민주)은 "CEO의 과도한 연봉이 경제 위기를 일으킨 한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는 만큼 정확한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의회에 기업 임직원 보수에 관한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계산 착오라며 해명하고 나섰다. GE는 "2009년 법인세의 일부를 2010년에 냈는데 그것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고 보잉은 "IPS는 우리가 1,300만달러의 법인세를 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3억6,000만달러를 냈다"고 해명했다. 또 IPS가 연방정부에 낸 세금만 계산했을 뿐 주정부 등에 낸 세금 등은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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