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액이 작년보다 10% 넘게 급증하면서 2003년 '로또 광풍' 이후 8년 만에 최대 활황세를 기록했다. 이는 물가난 등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복권의 주 구매계층인 서민들의 현실탈출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해석된다.
1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1조3,7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2,498억원)보다 10.2%(1,270억원) 급증했다. 7월 초 선보인 연금복권 열풍이 불기 전부터 복권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실제 전체 판매량의 95%나 되는 로또복권은 작년 상반기보다 9.4%, 인쇄복권은 32%, 전자복권은 31% 급증하는 등 모든 종류의 복권에서 판매량이 고루 늘었다. 이런 추세에 하반기 연금복권 효과까지 감안하면 올 복권 판매량은 2004년(3조4,590억원) 이후 7년 만에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부는 "공익광고 등으로 복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누그러진 효과"라고 말하지만, 정작 결정적 요인은 들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기 불황의 효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극화 심화로 어려움이 더 커진 서민들이 현실도피 심리로 복권을 더 찾았다는 얘기다. 실제 2002년까지 1조원에 못 미치던 국내 복권 판매액은 로또 출시와 카드사태가 겹친 2003년 4조2,300억원으로 폭증했고 2007년 2조3,810억원으로 바닥을 친 뒤, 2008~2010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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