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는 우사인 볼트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전 100m 세계기록(9초79ㆍ99년) 보유자인 미국의 '육상 전설' 모리스 그린(37)은 확신했다. 고관절 수술 탓에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불참했지만 볼트(25ㆍ자메이카)와 함께 남자 100m를 주름 잡고 있는 타이슨 가이(29ㆍ미국)도 그린의 의견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100m 결선에서는 충격의 실격을 당했지만 200m만큼은 볼트의 대항마가 지구상에는 없다는 것이다.
볼트가 200m 우승을 위해 스파이크 끈을 다시 조이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임을 입증하기 위해 볼트 자신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 실격 이후 선수촌으로 들어와 인근 보조경기장에서 연일 구슬땀을 흘리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200m 세계기록(19초19) 보유자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200m에서 19초19를 찍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작성했던 세계기록을 0.11초 줄였다. 지난해 당한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볼트는 올해 이 종목에서도 가장 좋은 19초86을 찍어 시즌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볼트의 독주를 저지할 라이벌도 눈에 띠지 않는다. 200m 출전자 가운데 올해 19초대를 기록한 선수는 니켈 애쉬미드(21ㆍ자메이카)가 유일해 이변이 없는 한 볼트의 손 쉬운 우승이 점쳐진다.
무엇보다 100m와 같은 어이없는 실격 가능성도 줄어든다. 스타트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m와 달리 200m에서는 스타트보다는 곡선 주로를 타는 능력과 후반 직선 주로에서 막판 스퍼트를 뿜어내는 폭발력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 만큼 스타트에 대한 부담감이 없게 돼 부정 출발의 악몽을 떨쳐 내고 레이스를 즐길 수 있다.
볼트는 우선 2일 오전 11시10분 열리는 200m 예선(2조 7번 레인)과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55분 벌어지는 준결선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200m 결선은 3일 오후 9시20분 열린다.
볼트는 200m에 이어 400m 계주 금메달도 노리고 있다. 100m 우승자(9초92)인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22) 등이 버티고 있는 자메이카 대표팀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마음의 부담을 털어버린 볼트가 계주에서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400m 계주 우승 역시 떼어놓은 당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은 대회 폐막일인 9월 4일 오후 9시 치러진다.
대구=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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