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채팅을 하는 '모바일 메신저'가 IT시장의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 운용체계(OS)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 국내 최대 통신사 SK텔레콤 계열의 SK커뮤니케이션즈, 최강 하드웨어 업체인 삼성전자가 속속 뛰어들고 있고 이젠 국내 포털의 절대강자인 네이버까지 가세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이 만든 '카카오톡'이 사실상 점령하고 있지만 이젠 거대 공룡들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다.
네이버 운영사인 NHN은 31일 일본법인(네이버저팬)에서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한글화해서 이날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용으로 개발된 라인은 메신저 기본기능인 실시간 1 대 1 대화는 물론이고 여러 명이 동시 대화도 가능한 무료 메신저다.
특히 라인은 후발 주자답게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다. 상대방 연락처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메뉴 중에 'Shake it'버튼을 누르고 스마트폰을 흔들면 주변의 라인 이용자를 찾아서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해 준다. 또 회원가입을 하면 자동으로 QR코드가 생성돼, 다른 사람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QR코드를 인식하면 친구로 추가할 수 있다.
기존의 네이버토크라는 모바일 메신저가 있음에도, NHN이 새로운 서비스로 발표한 이유는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네이버 토크는 네이버 회원끼리만 이용할 수 있지만 라인은 회원이 아니어도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상관없이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대부분 이용할 수 있다. NHN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각국 버전을 개발해 세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며 "한일, 한영 자동번역 기능 등을 추가해 전세계인들이 외국어를 몰라도 라인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챗온'이라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를 선보였다. 휴대폰 제조사를 넘어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자체 OS '바다'에 총력전을 펴는 한편, 그 안에 담길 핵심 프로그램으로 모바일 메신저도 자체 개발했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세계 최대 모바일OS로 부상한 구글도 이미 메신저 프로그램 '구글토크'를 내놓았다. 여기에 애플도 다음달 중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탑재될 '아이메신저'를 발표할 계획이다. 온라인 메신저 '네이트온'을 갖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최근 모바일 메신저 '네이트톡'을 선보였다.
현재 국내 모바일 메신저의 절대강자는 카카오톡. 2,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이 거대공룡들의 도전에 어떻게 시장을 방어할 지도 관건이다.
구글토크, 아이메신저와 달리 챗온, 라인, 카카오톡 등 국내에서 개발된 모바일 메신저들은 폰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 점이 장점. 즉,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어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세계 IT업체들이 모바일 메신저 전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용자 확보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 이미 모바일 메신저는 스마트폰에서 문자메시지(SMS)를 대체하고 있으며 음성통화까지 위협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인터넷 세상에서는 이용자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모바일 메신저 자체가 돈 되는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일단 이용자가 많으면 이를 토대로 다양한 수익사업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