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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골 경찰 될라" 武道대회 홀대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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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골 경찰 될라" 武道대회 홀대에 반발

입력
2011.08.3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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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렇잖아도 '약체 경찰'소리를 듣곤 하는데 이 대회마저 축소되면 어떤 경찰이 태권도 유도를 열심히 훈련하겠느냐", "범인 체포 과정에선 몸싸움이 필수고 유도 태권도 체포술도 그래서 익히는데 앞으론 권총으로만 범인을 잡으란 말이냐."

경찰의 무도(武道) 대표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경찰의 날(10월21일)에 맞춰 60여년 동안 이어진 전국 경찰 무도대회를 경찰청이 올해부터 대폭 축소시킬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태권도 유도 검도 체포술 등의 개최 종목에 맞춰 몸을 풀던 일선 경찰들은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찰청 교육과는 최근 각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경찰의 날 기념 무도대회 개선방안'을 내려 보냈다. 무도대회 단체전을 폐지하고 개인전 우승자에게 주어지던 1계급 특진 혜택을 1호봉 승급으로 대체하는 내용이 골자. 경찰청 관계자는 31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회를 앞두고 지방청 별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개월 이상 인원을 차출, 합숙훈련을 하는 탓에 일선에선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등 부작용이 있어 행사 축소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 서울의 한 경찰서 경찰관은 "무도대회는 일선 경찰이 유도 태권도 등의 훈련에 열중하게 하는 계기가 됐는데 대회를 축소하면 무도 훈련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무도대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쪼그라드는 분위기다. 과거 3위까지던 특진 대상자는 1990년대 들어 1등으로 제한됐고, 우승했다 하더라도 2009년부터는 경사 이하만 1계급 특진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조항마저 없애겠다니 참여 경찰들의 입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단체전 폐지를 두고도 말이 많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청의 인원이 제주청의 18배에 달해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던 만큼 단체전은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일선 경찰은 "지방청별로 팀을 꾸리기 때문에 수상 여부를 떠나 경찰서간 소통과 교류, 단합에 큰 역할을 했는데 아쉽다"며 "본청의 생각이 짧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물론 ▦개인전 본선 참가자를 32명에서 64명(64강)으로 확대 ▦4강 이상 입상자 무도훈련(경감 이하 월 3시간) 영구 면제 ▦64강 입상자는 3년 면제 등의 당근을 제시했다. 하지만 20년 가량 무도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경찰은 "이 정도 조치로 특진 혜택 축소를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대회참여 수요 파악을 위해 26일 마감된 대회 사전 접수에서도 각 종목에서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항의의 표시로 '집단 출전 포기'를 거론하는 분위기도 있어 자칫하면 올해 경찰 무도 대회는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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