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경제단체 측면에서 향후 50년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국민의 신뢰와 애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전경련의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통해 성공하게 된 데에는 전경련 회원사들의 역할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생 발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시장경제를 지킬 수 있고 우리 사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며 "당면한 여러 문제를 극복하는데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역시 (기업) 총수들이 앞장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교육 비리와 권력형 비리, 토착형 비리는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엄격히 다뤄 우리 사회가 일류국가로 가는데 뒷받침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공생발전을 강조한 데 대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생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거론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재벌 총수의 사재 출연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도, 최근 사재 출연 계획을 밝힌 정몽구 회장도, 기부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견된 이건희 회장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고 청와대측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딸 결혼 소식을 묻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에게 동계올림픽 유치 노고를 치하했다. 다음은 간담회 주요 발언 내용.
▦허창수 전경련 회장=공생발전이 중요하다는 것에 기업들도 공감하고 있다.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국민경제에 활력을 주는 본연의 역할을 더 튼튼히 하겠다.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 거래 구조를 선진화하고 모든 부문에서 협력기업의 체질이 강화되도록 노력하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공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한 결과 1차 협력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앞으로는 2,3차 협력업체 육성과 체계적 지원을 강화해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
▦구본무 LG그룹 회장=투자, 고용은 물론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회사 연구개발 지원, 주요 장비 및 부품의 국산화 등 5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공생발전을 위해 주로 사회적 기업을 통한 실천을 해보고자 한다. 설립과 지원 육성을 통한 사회책임경영을 핵심가치로 추구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공생발전을 위해서 향후 3년간 민간 공동기술투자 500억원 등 총 25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지방사업장에서 현지 학생들을 우선 채용하고 여성인력 특별채용 등을 통해 고용 효과를 높이겠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FTA가 발효될 수 있도록 부탁 드린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회사의 영업이익률이 협력사보다 더 높을 경우엔 영업이익을 통해 협력업체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평창동계올림픽은 대통령님의 리더십이 없었으면 할 수 없었다. 정부의 강한 리더십에 의해서 KOC와 유치위가 협력하고 재계에서 앞장섰기 때문에 평창 유치가 가능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LS 파트너십은 시장과 전체를 파트너십 관점에서 바라보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협력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협력업체 다니면서 여론조사를 해서 기업 및 임원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고졸자 채용 정책에 발맞춰 대폭으로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협력회사들과 재정, 기술, 교육인력 지원 등을 해왔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사회 불균형 해소와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제일 중요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고용창출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유통단계 축소,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 등을 통해 물가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손경식 대한 상공회의소 회장=대기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도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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