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이 극심한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은폐한 채 이 회사의 기업어음(CP)을 발행토록 한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이 검찰에 고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31일 정례회의를 열어 구 회장과 구본상 LIG홀딩스 대표이사, LIG건설 자금담당 이사 등 3명, 그리고 LIG건설을 불공정거래 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구 회장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LIG건설을 지주회사인 LIG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려다 LIG건설의 재무상황 악화로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따라 LIG건설의 자회사 편입을 포기하고 LIG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도 중단했다.
그런데도 구 회장 등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금융기관에 거짓 자료를 제공, LIG건설이 올해 2~3월 242억4,000만원의 CP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LIG건설은 금융회사에 ‘LIG건설의 LIG홀딩스 자회사 편입, 그룹 차원의 유상증자 계획’등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보내 LIG그룹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증선위는 “구 회장 등은 CP의 정상적인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이를 은폐하고 LIG건설이 CP를 지속적으로 발행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에 허위자료를 제출해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사건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증선위는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행사를 막기 위해 530여 차례의 시세조종 주문을 내고 70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S사 대표이사 등 불공정거래 혐의자 21명도 검찰에 고발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