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13만3,887건이나 되는 미국 외교전문을 추가 공개하면서 정보원의 신원을 노출시킨 것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29일(이하 현지시간) 처음 정보원 노출문제를 제기한 후 AP통신은 5만여건의 외교전문을 자체 분석한 결과 전문작성자가 정보원의 신분보호를 요청하고 있는데도 전문 속에 신원이 드러난 정보원이 최소 94명에 이른다고 30일 보도했다. AFP통신도 '출처 보호'가 표기된 외교전문 중 6건을 임의로 뽑아 분석한 결과 1개 전문만 정보원의 이름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 측이 NYT의 보도에 대해 "정보원이 노출됐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거짓"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지만, 다른 언론들의 검증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위키리스크가 처음으로 미 외교전문을 공개했을 당시 정보원보호 임무를 담당했던 필립 크롤리 전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미국 외교관과 이야기를 해온 사람들이 또다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는 25만건의 미 외교전문을 확보해 지난해 11월부터 25일 대량 공개 전까지 10만건이 안 되는 전문을 공개해 왔다. NYT, 가디언, 슈피겔 등 각국의 5개 언론과 공조한 지난해 공개 때는 공직자의 이름은 공개했지만 예민한 정보원의 신원정보는 모두 삭제했었다. 아프가니스탄 등에서처럼 미 외교관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 직접적으로 신변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고국인 호주 정부도 지금까지의 태도와 달리 이번에는 위키리크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알 카에다 핵심요원 중 하나인 예멘계 미국인 이슬람 성직자 안와르 알 올라키와 연루된 혐의로 미국 입국금지대상(11명)과 주요감시대상(12명)에 오른 23명의 호주인의 신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로버트 매클랜드 호주 법무부 장관은 31일 "호주의 안보를 심각한 위협에 빠뜨리고, 위협에 대한 감시를 어렵게 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위키리크스 측은 미국 관리들의 비난이 나온 지 몇 시간 뒤 "홈페이지가 사이버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고 위키리크스 서버가 마비됐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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